지난해 수출 꺾이자, 중소기업 타격 더 컸다… 올해는?

입력
2023.05.23 12:02
수출 증가, 21년 25.8%→22년 6.1%
대외 변수 취약한 중소기업, 부진

지난해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의 수출 증가폭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경기가 둔화해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한 여파다. 특히 수출을 좌우하는 대외 환경 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이 더 큰 타격을 받았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2년 기업특성별 무역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기업은 9만5,015개로 전년 대비 0.4% 증가했다. 대기업(932개)과 중소기업(9만1,865개)은 각각 0.4%, 0.5% 늘었고, 중견기업(2,218개)은 1.8%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6,821억 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6.1% 늘었다. 수출 증가폭은 25.8% 뛰었던 전년보다 작아졌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0% 넘게 증가하던 수출이 10월 5.8% 감소를 시작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반면 수입액은 7,23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4% 늘었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앞지르면서 지난해 무역수지는 적자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전년과 비교한 지난해 수출 증가폭은 △대기업 30.6%→6.0% △중견기업 19.1%→11.8% △중소기업 16.3%→0.5%로 내려갔다. 대기업은 반도체 등 전기전자 수출이 전년 27.8%에서 2.9% 감소로 전환하는 등 제조업 수출이 부진했다.

삼성전자 등 초대기업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전년보다 확대됐다. 수출 상위 10대 기업, 100대 기업을 향한 무역 집중도는 각각 전년 대비 0.1%포인트, 0.9%포인트 상승한 35.6%, 66.1%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은 대·중견기업보다 수출 둔화 속도가 빨랐다. 최대 교역국인 대(對)중국 수출 악화가 중소기업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이 지난해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실시하면서, 대중국 수출 감소폭은 중소기업 8.2%로 전체 4.4%보다 컸다.

특히 대중국 수출 비중이 큰 플라스틱, 화장품 수출이 각각 4.9%, 7.6% 줄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대외 환경 변화, 환율 변동 등이 발생했을 때 장기계약 등으로 안정적 대처를 할 수 있는 대기업보다 불안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년 대비 수출이 쪼그라들고 있는 올해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모두 수출 감소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수출 감소는 올해 4월까지 7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선 2월을 제외하곤 10%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