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가정할 때 미국의 모습은... “대통령 권한 대폭 강화”

입력
2023.05.22 07:57
악시오스, 연설·자료 등 분석해 보도

차기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재집권 청사진’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그는 아마도 연방 정부, 특히 대통령 권한의 비약적인 확대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는 미 언론 분석이 나왔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개 연설과 캠페인 홈페이지에 게시된 영상 및 자료 등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공연히 밝혀 온 1·6 의회 난입 사태 주동자들의 사면 주장, 우크라이나 전쟁 즉시 종식 방침 등을 넘어 “미국 생활의 거의 모든 측면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도록” 대통령 권한의 전반적 강화를 추구할 것이라는 얘기다.

악시오시에 따르면,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①연방 공무원의 고용 및 해임권을 확보하고자 한다. 매체는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기에 충성스럽지 않거나 본인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한 수사관ㆍ관료들을 정리하는 광범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여러 건의 소송과 수사에 휘말린 트럼프 전 대통령은 ②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대한 지원 중단도 이미 언급한 바 있다. 물론 이 발언이 과장일 순 있지만, 두 기관에 대한 대대적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악시오스는 내다봤다.

교육 부문에선 ③다양성 및 평등 강좌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들에게) 비판적 인종 이론이나 성별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모든 학교나 프로그램에 대한 연방 기금을 삭감할 것”이라고 자신의 대선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또 연방정부의 ④주택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주거 분리와 빈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규정 삭제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미국인의 총기 소지권을 위한 전사(戰士)가 되겠다. 총기 사건은 정신 건강의 문제”라고 밝힌 만큼 총기 규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옷 안에 숨길 수 있는 은닉형 총기 관련 소지 허가와 관련, 상호 호혜 규정을 적용해 ⑤거주하는 주에서 총기 허가를 받으면 다른 주에서도 인정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임신중단(낙태)의 원칙적 금지를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플로리다주의 '임신 6주 이후 낙태금지법'은 공화당 내 주요 대선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입법했다는 사실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노먼 온스타인 미국기업연구소(AEI) 명예연구원은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의 덫”이라며 “그러나 그것은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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