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초 화상으로 모습을 드러낼 계획이었으나,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전달하고 지원을 호소하려 나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랍연맹 정상회담 참석 후 미국 군용기를 타고 일본으로 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아시아 국가를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에서 주기적으로 핵 위협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78년 전 인류 최초의 핵(원자폭탄) 공격을 당한 장소인 히로시마 방문은 상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선 우크라이나 전황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지원 여부, 정전·평화 협정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대규모 반격을 예고한 우크라이나로서는 국가의 ‘명운’이 달린 주제들이다. 이 때문에 먼 이동 거리와 신변 위험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추가 지원을 호소하기로 결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 그곳(히로시마)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우리의 이익을 설명하고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위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실제 참석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이번 정상회의에 G7 국가 외에 한국과 인도, 브라질, 호주, 인도네시아, 모로코 등의 정상을 초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뿐 아니라 이들 비(非)G7 국가에도 지원을 호소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타임스는 친러시아 성향을 보였던 인도, 브라질 등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등장으로 이런 입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당국자들의 발언을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확한 일본 방문 시점은 보안을 이유로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으나, 일본 지지통신 등은 20일 도착한 뒤 정상회의 폐막일인 21일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