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환 끝내기안타' 문예대, 마침내…U-리그 '무승팀'들의 희비

입력
2023.05.13 07:48
1학년 4번타자 유지성 추격 투런포 
1무 6패 끝 첫 승 신고
서울대는 난타전에도 9-11 석패


2023시즌 KUSF(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U-리그 조별리그가 종반을 향해 가는 가운데 간절한 첫 승에 목말랐던 팀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문화예술대(이하 문예대)는 12일 강원도 홍천야구장에서 열린 A조 웅지세무대와 경기에서 5-5로 맞선 9회말 터진 공상환의 끝내가 안타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이로써 문예대는 1무 6패 끝에 마침내 첫 승을 신고했다. 반면 서울대는 B조 경기에서 신안산대와 난타전 끝에 9-11로 아깝게 져 승 없이 8패째를 떠 안았다. 문예대가 첫 승을 올리면서 서울대는 C조의 구미대(8패)와 함께 이번 대회 참가 47개 팀 중 유이한 무승팀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들은 1승이 쉽지 않은 태생적 한계와 취약한 저변에도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의지와 열정으로 대학 야구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팀들이다.

문예대의 첫 승은 힘겨웠다. 전날 사이버한국외대와의 경기에서 선발 서재민의 9이닝 1실점 완투를 앞세워 승리하는가 싶었지만 9회초 무사 만루 찬스를 놓치는 바람에 1-1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도 7회까지 2-5로 뒤져 패색이 드리워졌지만 경기 후반 무서운 집중력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1학년으로 4번타자를 맡고 있는 유지성이 7회말 1사 1루에서 추격의 좌월 투런포(비거리 105m)를 쏘아올리며 서막을 열었다. 기세를 이어 8회 동점에 성공한 문예대는 9회 마지막 공격에서 2번 정혁조가 우중간 3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전날과 똑 같은 상황이었다. 상대의 만루 작전으로 주자가 꽉 찬 가운데 타석에 선 공상환은 웅지세무대 투수 최주영을 상대로 끝내기 좌전 적시타를 때리고 포효했다. 관중석에 자리잡은 학부모들도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서한규 문예대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 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이버대인 문예대는 한때 선수단을 꾸리기도 버거웠던 '외인 부대'였다. 고교 졸업 후 프로 도전에 실패하고 최대 6차례 대학 수시 전형에서도 모두 고배를 든 학생들이 야구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모인 곳이다.

해체 위기를 딛고 2021년 12월 부임한 서한규 감독과 학부모들의 노력 끝에 올해 13명의 선수를 영입해 25명 규모로 몸집을 불리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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