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기간 21~24개월로 늘려야"... 이대로면 내후년 입대 남성 4만 명 부족

입력
2023.05.11 16:30
5면
신원식의원실·성우회·병무청 '인구절벽 시대의 병역제도 발전 포럼' 
현 병력 규모 유지할 경우, 2025년 군 입대 가용 남성 4만 명 부족
"복무기간 6개월 늘리면 병력 5만 명 증원 효과... 3~6개월 늘려야"
징집 대상 여성으로 확대·'준직업 예비군' 제안도 나와

18개월(육군 기준)인 현역 병사 복무기간을 21~24개월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성 징집제도의 필요성도 거론됐다. ‘출산율 0.78’에 불과한 대한민국의 인구절벽에 따른 병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자 전문가들이 대안 마련에 나섰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과 성우회, 병무청은 11일 국회에서 ‘인구절벽 시대의 병역제도 발전 포럼’을 열었다. 올해 약 25만 명인 징집연령(만 20세) 인구가 2025년 22만 명, 2037년 18만 명으로 급감하는 추세를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조관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박사는 포럼 발표를 통해 “현재와 같은 병력운영 체제가 계속되면 만성적 병력부족 현상이 심화됨은 물론, 2025년엔 육군 기준 36만5,000여 명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짚었다. 현역병 복무기간 18개월 기준으로 현재 병력 규모를 유지하려면 연간 26만 명이 필요하지만 군 입대 가용 20세 남성은 2025년 기준 22만 명에 불과하다. 4만 명이 모자란 것이다.

조 박사는 그러면서 “현 제도 유지 시 2035년 이후엔 매년 2만 명 수준의 병력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현 병력충원 모델의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복무기관이 6개월 늘어나면 병력 5만 명을 충원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18개월 복무기간을 21개월 또는 24개월 등으로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병욱 상명대 교수는 “미군의 경우 2020년 기준 총병력의 18%가 여군”이라며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군인 270만 명 중 여군이 20%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기술의 발달로 군에서 성별 역할 구분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군의 경우 지난해 기준 군 간부 가운데 여군의 비중은 8.8%인 1만7,000여 명에 그쳤다. 2017년 5.5%에 비하면 5년 만에 3.3%포인트 증가했지만 미군의 여군 비율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해 “여성 인력을 현재 8.8%에서 15%까지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성 징병제 도입 의견도 있었다. 부족한 병력자원 충원을 위해 남성 위주 징집 가능 자원을 여성으로 확대하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성 부사관·장교 모집 인원을 더 확대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여성 병 징집제도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첨단무기를 운용할 수 있는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 제도나 특기별 전문병사제도, 여성자원 입대 제도 등 다양한 제도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은 또 “인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예비전력의 현실화”라며 “예비군 개념을 의무가 아닌 파트타임 복무 즉 ‘준직업 예비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포함해 신속대응부대, 전선증원부대 등으로 임무·기능별 차별을 두고 그에 걸맞은 보수를 지급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