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표 '3대 개혁' 방향엔 찬반 팽팽... 추진 전망은 65%가 부정적

입력
2023.05.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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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윤 대통령 취임 1주년 여론조사
①개혁방향: "타당" 43.4% vs "잘못 설정" 47.7%
②전망: "잘될 것" 26.4% vs "잘 안될 것" 64.7%

윤석열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3대(노동·연금·교육) 개혁의 방향을 두고 찬반이 팽팽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향 설정과 별개로 3대 개혁 추진 전망에 대해선 "잘 추진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64.7%로 압도적이었다. '주 최대 69시간제' 등 근로시간제 개편을 둘러싼 정책 혼선이 노출되면서 정부의 추진 능력과 방식에 대한 의구심이 쌓인 결과로 풀이된다.

9일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여론조사 결과, 정부의 3대 개혁과 관련해 "개혁 방향이 타당하다"는 응답은 43.4%, "개혁 방향을 잘못 설정했다"는 응답은 47.7%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다. "개혁 방향이 타당하다"는 응답은 진보(24.8%), 중도(40.9%)에서도 적지 않은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3대 개혁 추진에 대한 일정 정도의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셈이다.


다만 3대 개혁이 "잘 추진될 것"이란 전망은 26.4%에 불과했다. 반대로 "잘 추진되지 않을 것"이란 응답은 64.7%에 달했다. "개혁 방향이 타당하다"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도 58.1%(전체 응답자 중 25.2%)가 개혁이 잘 추진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지자와 보수를 제외하면 "개혁 방향이 잘못 설정됐고 잘 추진되지도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다수였다. 반면 "개혁 방향이 타당하고 잘 추진될 것"이라는 응답은 보수(35.2%)와 국민의힘 지지자(43.4%)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 같은 결과는 3대 개혁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시행착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이란 학제 개편안을 꺼냈다가 비판 여론에 곧바로 주워 담았고, 당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사퇴했다. 노동개혁 일환으로 추진된 '주 최대 69시간 근무'가 가능한 근로시간제 개편안도 의겸 수렴 절차 없이 성급하게 발표됐고, 윤 대통령이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는 건강보호 차원에서 무리"라고 말하면서 대통령실과 정부 간 혼선만 부각됐다. 연금개혁의 경우 국회에서 특위를 구성해 논의하고 있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인 탓에 전문가들도 의견을 모으지 못해 개혁 초안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3대 개혁은 다른 이슈들과 달리 경쟁력이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현 정부의 추진 방식이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4, 6일 양일간 실시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활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4.7%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손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