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욕이 된 듯”... 평산책방, 열정페이 논란에 자원봉사 모집 철회

입력
2023.05.08 12:18
8시간 봉사하면 '기념품·식사·간식' 제공
"자원봉사 빙자한 노동력 착취" 비판

기념품·식사·간식을 '혜택'으로 제공하는 자원봉사자 모집으로 ‘열정페이’ 논란이 일었던 평산책방이 봉사자 모집을 철회했다. 평산책방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 사저 인근의 단독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곳으로, 지난달 26일 문을 열었다.

평산책방은 8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원봉사자 모집을 일단 철회한다”며 “앞으로 필요할 때 홈페이지를 통해 필요한 공익사업을 밝히고 재단회원을 상대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자원봉사자 모집은 마을안내와 마을 가꾸기, 책 읽어주기 등 앞으로 재단이 하고자 하는 공익사업을 위한 것이었다”며 “자원봉사자 교육이 필요하고, 특히 책 읽어주기 봉사의 경우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어서 미리 자원봉사단을 꾸려두려고 했던 것인데, 과욕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평산책방은 이달부터 12월 말까지 평일과 주말에 오전·오후·종일 일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SNS에 5일 올렸다. 하지만 평산책방 굿즈(기념품), 점심식사 및 간식을 ‘활동 혜택’으로 제공한다고 밝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주지 않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을 의미하는 ‘열정페이’ 논란이 일었다.

게다가 '혜택' 중 하나인 식사는 종일(10~18시) 봉사자에게만 제공, 오전(10시~14시) 오후(14~18시)에 4시간씩 일하는 봉사자들은 기념품과 간식만 준다는 것이었다. 이에 “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주지 않느냐” “자원봉사를 빙자한 노동착취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평산책방은 문 전 대통령이 지난해 말 사저 이웃집 단독주택을 8억5,000만 원에 매입해 리모델링한 곳이다. 재단법인 평산책방과 마을주민들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가 책방을 운영하며, 수익금은 공익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문 전 대통령도 책방지기로 나서 계산도 하고 사진 촬영 요청에도 응한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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