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일본 총리 방한… 기시다, 현충원 참배 첫 일정

입력
2023.05.07 10:19
'1박 2일 방한' 출국…유코 여사도 동행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공동 기자회견
강제동원 '성의 있는 호응' 밝힐지 주목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취임 이후 첫 한국 방문길에 7일 올랐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정부 전용기를 타고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한국을 향해 출국했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배우자 기시다 유코 여사도 동행했다.

일본 총리가 한국을 찾는 것은 2018년 2월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문한 이후 5년 3개월 만이다. 정상회담을 위한 일본 총리 방한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의 서울 방문이 마지막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16일 도쿄를 방문한 데 이어 두 달도 지나지 않아 기시다 총리의 서울 답방이 이루어짐에 따라 양국 정상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오가는 셔틀외교가 재개됐다.

기시다 총리는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날 오후 열리는 윤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신뢰 관계에 근거해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위,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한일 정부 간 대화가 재개됐다고 언급하고 "이러한 흐름을 한층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이달 하순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점을 들어 "국제 정세와 지역 정세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에 도착한 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로 방한 일정을 시작한다. 이어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성과를 발표한다.

이날 일본 언론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한일·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반도체 공급망 확대와 군사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술 유출 대책 등 경제안보 문제 등이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가 한국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과 관련해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만 했던 지난 3월보다 더 진전된 발언을 내놓을지에도 관심을 보였다.

올여름쯤 시작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명칭 '처리수') 방류에 대한 의견을 나눌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처리수 방출이 정치적 문제로 비화하지 않도록 양국 정부가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외신 대상 백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G7 정상회의를 염두에 두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과 글로벌 과제에 대한 협력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8일 오전 한일의원연맹, 한국경제단체 관계자와 각각 면담한 후, 낮 12시 15분 서울공항을 출발해 일본을 돌아간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