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인도, 동남아시아, 중국에 나타난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영향을 미쳐 우리나라도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가물었으며 황사가 잦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기상청이 분석한 4월 기후특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13.1도로 평년(12.1도)보다 1도가량 높았다. 관측 이래 4월 평균기온으로는 9번째로 높았다.
지난달 초 인도차이나 반도에는 이례적인 이상 고온이 발생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태국 서부 딱주의 기온은 45.4도까지 치솟았다. 미얀마 북서부 칼레와는 44도, 라오스 루앙프라방은 42.7도를 기록했다. 방글라데시는 58년 만에 4월 기온이 40도를 넘으며 수도 곳곳 아스팔트가 녹았다.
기상청은 "고온역이 중국 남부 지방까지 확장하며 찬 대륙고기압이 오래 지속되지 못했고, 따듯한 이동성고기압으로 변질되며 우리나라도 기온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강원 동해·영월·정선, 전남 순천·장흥, 경남 창원·양산·의령·함양·밀양·산청 등은 일 최고 기온이 30도에 육박했다.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66.3㎜로 평년(89.7㎜)의 73.6% 수준이었다. 유라시아 대륙 북부와 중국 남부에서 발달한 기압골이 한반도 방향으로 자주 이동했지만, 우리나라 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에 밀려 한반도에 비를 내리지 못했다. 반면 제주와 남해안 일대에는 100㎜ 이상 많은 비가 쏟아지는 등 강우 변동성이 컸다.
지난달 황사일수는 5.4일로 평년보다 3.3일 더 많았다. 관측 이래 7번째로 많았다. 특히 지난달 12일 서울에는 일 최대 황사 농도가 1㎥당 472㎍에 달해 황사 위기경보 '주의' 단계가 발령됐다. 같은 날 전북 완주군 고산면은 723㎍, 21일 울릉도는 679㎍까지 농도가 짙어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기후변화 탓에 몽골과 중국 북부지역의 연평균 기온이 상승하며 저기압 발생이 늘어나고, 몽골 지역의 사막화로 인해 모래폭풍도 더 강해지며 황사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