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거친 언사로 비난한 것과 관련,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에 대해 제재에 전혀 동참을 안 하면서 우리 보고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며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확장억제를 강화한 '워싱턴 선언'을 발표한 후 중국 관영매체들이 '친미외교'로 규정하고 비판하는 데 대한 반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미국 국빈 방문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간 워싱턴 선언을 비판하려고 하면, 핵 위협을 줄여주든가 적어도 핵 위협을 가하는 데 대한 안보리 제재 국제법은 지켜줘야 하지 않느냐"면서 "국제법 중에 중요한 게 UN 결의"라고 강조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중국이 우리한테 적대 행위만 안 하면 서로 계약을 정확히 지키고 예측 가능하게 하고 상호존중하면, 얼마든지 경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면서 "우리가 중국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안 주는 것도 아니고, 중국에 수출 통제하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국빈 방문에서 확인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열기도 기자들에게 전했다. 윤 대통령은 "2019년에 영화 '기생충'을 우리 식구와 보고 나오면서 이런 것은 엽기적인데 이런 것을 보자고 하느냐 이랬는데, 오스카상을 몇 달 후에 받더라"며 "그때는 이해를 못 했는데 이번에 미국에 가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회장과 얘기하면서 한국의 스토리가 매력적이고, 폭이 넓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 국빈 만찬에서 애창곡인 돈 매클레인의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한 뒷이야기도 직접 풀어놨다. 방미 전 미국 측에서 애창곡을 물어오길래 아메리칸 파이를 비롯한 3곡을 알려줬는데 만찬장에 매클레인이 오지 못해 레아 살롱가 등 뮤지션들이 노래를 불러준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런데 갑자기 바이든 대통령이 무대 위로 올라와 달라고 하길래 '돈 매클레인이 사인한 기타를 주려고 하는 모양이다'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 전날 (미국 측이) 친교 행사를 굉장히 정성스럽게 준비했는데 안 한다고 할 수도 없었다"며 "가사가 생각이 안 났으면 아주 망신당할 뻔(했다)"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특히 한 기자가 '만찬 노래와 미국 의회 영어 연설 등에 놀란 사람들이 많다. 스타성을 실감하느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는 직책 자체가, 스타라는 것이 딴 게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도 시작할 때는 대통령이라는 일이 약간 어색했는데 1년 지나면서 좀 익숙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땐 TV토론 인터뷰한다고 방송국을 가니 분장실로 데려가서 막 (화장을) 하는데 그때 내가 정치를 괜히 시작했구나(싶었다)"면서 "나는 살면서 헤어드라이기 한번 안 써본 사람"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한편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번 취임 1주년에 기자 간담회나 회견을 안 하느냐, 그런데 한번 생각을 해 보려고 그런다"며 "저도 우리 용산 스태프한테 취임 1주년을 맞아서 뭐를 했고 하는 그런 자화자찬의 취임 1주년은 절대 안 된다고 해 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