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이 참석하는 한중일 재무장관회의에 중국만 차관급을 내보낸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2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은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가졌다. 당초 중국은 장관급인 류쿤 재정부장이 참석하기로 했으나, 이날 회의에 나온 건 차관급 왕동웨이 재정부부장이었다. 한국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본은 스즈키 슌이치 재무장관이 참석한 것과 대조된다.
이를 두고 미국과의 공조를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성과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중국이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불쾌감을 한 번 더 표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윤 대통령의 대만 발언 등으로 한국과 중국이 충돌하면서 중국 교민 사회에선 한·중 관계가 2017년 사드(THAAD) 사태 때처럼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ADB 힘 빼기' 일환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시아 빈곤 퇴치를 위해 1966년 출범한 ADB에서 일본과 미국은 전체 지분의 각 15.6%를 출자했다. 중국은 6.4%에 그친다. 지난 대면 회의였던 2019년 ADB 연차총회 때는 중국 재무장관이 참석했으나, 그전인 2018년과 2017년 모두 차관급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재무장관회의에 중국 측에서 차관급이 나온 건 내부 일정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6년 중국은 ADB 견제를 위해 성격이 비슷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출범시켰다. 2021년 기준 AIIB에 가입한 나라는 103개국으로, ADB 회원국(68개국) 수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