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 목적, 악의적 무차입 공매도 첫 적발… 형사처벌 검토"

입력
2023.05.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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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악의적 무차입 공매도'를 처음으로 적발했다고 1일 밝혔다. 지금까지 단순 착오 등으로 인한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하긴 했지만, 주가 하락이 목적인 의도적 무차입 공매도 적발은 이번이 첫 사례라는 것이다. 금감원은 해당 사례에 대해 형사처벌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이다.

공매도는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매도(무차입 공매도)하거나 다른 투자자로부터 빌린 주식을 매도(차입 공매도)하는 투자방식이다.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는 결제 불이행 위험성을 고려해 무차입 공매도를 불법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러나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만 되지 않았을 뿐 기관·외국인 중심으로 실제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번 고의적 무차입 공매도 사례는 금감원 기획조사를 통해 적발됐다. 혐의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추려내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혐의자는 해당 종목에 대한 악재 정보를 미리 취득한 뒤 무차입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관계자는 "그간 시장에서 의혹이 제기된 악의적 무차입 공매도 사례가 처음 포착된 것"이라며 "형사처벌까지 염두에 두고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공매도 조사전담조직을 신설한 후 76건의 무차입 공매도 사건을 적발했다. 현재 33건은 조치가 완료됐고 43건은 추진 중이다. 적발된 위반자 수는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86명으로, 2010~2017년 위반자 수(86명)와 동일한 규모다. 금감원은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라 공매도 기획 조사를 지속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불법 공매도 척결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하다"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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