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츰 퍼지는 엠폭스...10명 중 6명은 걸릴 가능성 '낮다' 인식

입력
2023.05.01 16:26
서울대, 남녀 1000명 인식 조사
대유행 가능성 높지 않다고 봐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지역사회 감염이 늘고 있지만 일반인 10명 중 4명 정도는 이 질병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10명 중 6명은 엠폭스에 걸릴 가능성을 낮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은 지난달 21∼24일 한국리서치와 함께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엠폭스 인식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1일 공개했다.

△국내 감염 현황 △의심 증상 시 행동요령 △국내 위기경보 수준 △고위험 상황 △질병 및 대처 정보 공식 출처 중에서 비교적 정확히 아는 것을 모두 표시해 달라는 문항에는 39.1%가 '하나도 없다'를 택했다. 남성(27.0%)보다는 여성(41.1%)이, 연령별로는 20, 30대(43.9%)가 60세 이상(35.3%)보다 정확히 아는 정보가 하나도 없다는 응답 비중이 높았다.

각각을 알고 있다는 응답률도 낮았다. 엠폭스 고위험 상황(26.0%)과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의 행동 요령(27.9%)을 비교적 정확히 아는 비율은 30%를 밑돌았다. 그나마 국내 감염 현황에 대한 응답률은 32.1%였다.

국내 엠폭스 유행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5점 만점에 평균 2.75점, 엠폭스 유행에 대한 두려움은 평균 2.85점으로 측정됐다. '낮음(1~2점)-'보통'(3점)-'높음'(4~5점)으로 분류할 때 모두 보통 이하였다.

개인이 스스로 인식하는 엠폭스 감염 가능성도 같은 척도로 평균 2.13점이었다. 보통보다 낮음에 가까운 수준이다. 각 응답 분율을 뜯어보면 낮음(60.1%)이 가장 많고 이어 보통(34.3%), 높음(5.6%) 순이었다. 젊을수록 감염 가능성을 낮게 인식해 20대와 30대는 낮음 응답률이 69.6%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유 교수는 "엠폭스 감염이나 유행에 대해 낮음에서 보통 수준의 위험으로 인지해 대유행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도 "일반 국민의 엠폭스 대응 효능감을 높일 구체적인 정보와 소통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한편 국내 엠폭스 환자는 5명이 추가로 발생해 지난해 6월 첫 환자 이후 누적 47명이 됐다. 이 중 41명은 확진 전 3주 이내에 해외여행력이 없는 지역사회 감염이다.

김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