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2016년 프리시즌 경기 전 미국 국가(國歌)가 연주되는 동안 기립을 거부하고 무릎을 꿇은 까닭은 “흑인과 유색인종을 억압하는 국가에 경의를 표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미국 국가 ‘스타 스팽글드 배너(The Star-Spangled Banner)’를 둘러싼 태생적 논란도 있다. 미국 수비대가 영국 함대에 맞서 볼티모어 항구(Fort McHenry)를 지켜낸 뒤 지어진 시에 곡을 붙인 노래여서, 한마디로 노예제 시대 노예 소유주들의 감격을 담은 ‘200년 전 불명예스러운 전쟁에 대한 찬가’라는 비판이다. 1812년 저 전투에서 패한 영국 해군에는 자유를 위해 도망친 미국 노예 다수가 합류해 있었다. 상당수 시민들은, 비록 가사를 바꾸진 못하더라도 그 시대적 불의와 한계를 함께 기억하며 곱씹어야 한다고 제안하곤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997년 아파르트헤이트 백인 정부의 국가 ‘남아프리카의 함성’을 아예 폐기하는 대신 찬송가 ‘주여 아프리카를 구원하소서(Nkosi Sikelel' iAfrika)’와 합성-편곡, 영어를 포함한 코사어 줄루어 등 현지 5개 언어로 가사를 조합한 노래를 국가로 채택했다. 시민 다수는 차별 잔재가 남은 그 국가를 못마땅해한다.
2016년 캐나다 하원은 국가 가사 중 “당신들 모든 아들들의(all thy sons) 명령”이란 구절을 “우리 모두의(all of us) 명령”으로, 즉 성 중립적으로 바꾸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구소련은 스탈린 사후인 1956년, 스탈린을 우상화한 1944년 국가 가사를 폐기한 뒤 1977년 새 가사를 채택했다가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이 다시 민족주의적 내용으로 고쳤다.
1952년 5월 2일, 전후 독일은 기존 국가 ‘독일의 노래(Deutschlandlied)’ 1, 2절을 빼고 3절을 공식 국가로 채택했다.(5월 3일 자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