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감소가 심상찮다. 올 들어 3월까지 작년에 비해 덜 걷힌 국세 수입이 24조 원이다. 지금부터 세금이 제대로 걷혀도 연말에는 세입예산보다 부족한 금액이 30조 원에 육박한다. 나라 가계부가 펑크가 날 지경인데, 정부는 잘못은 시인 않고 좀 더 지켜보겠다고만 한다.
정부는 3월까지 총 87조1,000억 원의 국세를 걷었다. 작년 같은 시점보다 24조 원이 적다. 흐름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하는 추세다. 1월 감소폭이 6조8,000억 원이더니 2월 8조9,000억 원으로 늘었고, 3월에도 8조3,000억 원이 덜 걷혔다.
정부는 올 세입예산(400조5,000억 원)을 작년 결산 실적보다 4조6,000억 원이나 늘려 잡았다. 올해 세수 여건을 낙관하고 목표치를 높게 올린 것이다. 4월부터 작년 수준의 세금이 걷힌다 해도 올 한 해 세수는 예산보다 28조6,000억 원 부족해진다.
하지만 올 1분기 성장률(0.3%)은 간신히 역성장을 면했다. 그나마 성장을 견인한 건 일상 회복에 따른 반짝 소비인데 고금리∙고물가 환경에서 지속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4개 분기 연속 성장률을 갉아먹은 수출은 아직 회복이 요원하다. 정부의 ‘상저하고’ 경기 전망과 달리, 시장에서는 ‘상저하저’ 우려를 걷어내지 못한다. 하반기까지 세수 감소가 이어진다면 결손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세수 결손이 확실하다면 잘못된 추계를 사과하고 부족한 세수를 어떻게 메울지 빨리 답을 마련하는 게 옳다. 세입경정을 하고 그에 맞게 지출을 줄이든지, 아니면 증세 등 새로운 세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내부적으로 추계는 다시 해보겠지만 추가경정예산은 시기상조라고만 한다. 그래 놓고 이 와중에 유류세 인하를 연장해 세수 감소폭만 더 키워놓았다. 재정건전성을 그리 강조하면서 나중에 결국 빚(국채)을 늘려 메울 셈인가. 이제라도 잘못된 세입 추계를 시인하고 서둘러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