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봄' 닥치나...러시아의 민간인 살해에 우크라 드론으로 보복

입력
2023.04.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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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격 준비 거의 완료" 자신하는 우크라 
러시아, 크림반도 등 남동부 방어선 구축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거친 공격을 주고받았다. 러시아는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중·남부 도시에 미사일 20여 발을 쐈고, 이튿날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의 석유 저장 시설에는 우크라이나 드론(무인 비행기) 공격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러한 공격은 '우크라이나 대반격설'이 무르익은 가운데 나와 긴장감을 더했다. 우크라이나는 "대반격은 시간문제"라고 자신하고 있고, 러시아도 이에 대비한 듯 우크라이나 남부 일대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실제로 대반격을 단행할지, 대반격이 효과가 있을지 등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키이우 공격 다음 날... 불기둥 휩싸인 크림반도 석유창고

2014년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 남부의 세바스토폴의 석유 저장고에서 29일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고 AP통신 및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이 텔레그램을 통해 공유한 사진에서 건물은 시뻘건 화염에 휩싸여 있고, 주변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러시아는 화재 원인으로 우크라이나 드론을 지목했다.

우크라이나는 ‘보복성 공격'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안드리 유소우 국방부 정보국 대변인은 현지 언론 RBC에 "(석유저장고 폭발은) 28일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20여 명 목숨을 앗아간 데 대한 '신의 형벌'"이라고 말했다. 크림반도 주민들을 향해 "당분간 군사 시설 등에 접근하지 말라"며 추가 공격 가능성도 암시했다.


"대반격 준비됐다"는 우크라… '전력 불충분' 분석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대반격의 예고편'이라는 시각도 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 등 우방국에도 구체적인 작전 계획을 공유하지 않고 있지만,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지역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러시아 흑해함대의 전초기지인 세바스토폴은 우크라이나의 최우선 공격 대상이다. 이번 화재로 흑해함대에 공급되는 석유 제품 4만 톤을 저장한 유류 탱크 10개가 파괴됐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임박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일단 우크라이나 측이 자신만만하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은 "신의 뜻, (좋은) 날씨, 사령관이 결정을 내리면 작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28일 말했다. 무기 지원도 마무리 수순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장갑차 1,550여 대, 탱크 230대 등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전투 차량 98%를 인도했다"고 27일 밝혔다.

러시아도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크림반도 진입로와 남동부 자포리자 인근에 우크라이나 군사 차량을 방어하기 위한 콘크리트 장벽과 참호 등을 만들었다고 미국 CNN 등이 위성사진을 토대로 보도했다. 러시아 민간 용병부대 와그너 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5월 9일' '5월 15일' 등 우크라이나 대공세 예상 시점을 구체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영국 기반 러시아 분석 컨설팅 업체 '마야크인텔리전스' 최고경영자 마크 갈레오티는 29일 영국 선데이타임스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가 방공망과 탄약을 갖추지 않았지만, 내부 강경파가 대반격을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무기 사용법을 숙달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