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석 SK가스 대표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액화석유가스(LPG) 판매사로만 여겨졌던 회사의 사업 체질을 바꾸기 위한 큰 그림이 완성 단계에 이르면서다. 26일 롯데호텔 울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윤 대표는 "SK가스는 내년 LPG를 넘어 액화천연가스(LNG), 수소까지 다양한 에너지를 아우르는 비즈니스 시프트(사업 대전환)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체질 개선의 핵심은 내년 8월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인 울산 GPS다. 울산 남구에 건설 중인 이 시설은 LNG 발전을 바탕으로 하되 LPG 발전까지 가능한 세계 최초의 'LNG·LPG 듀얼 발전소'로, 약 14만 ㎡ 땅에 총 1조4,000억 원을 투입해 짓는다. 내년 8월 완공되면 연간 860만 메가와트시(㎿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280만 가구 이상이 1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라고 한다.
실제 이날 찾은 '종합공정률 77.6%'의 GPS 건설 현장엔 활기가 넘쳤다. LNG·LPG 듀얼 발전의 핵심 주기기인 터빈이 성공적으로 들어서면서 사실상 마무리 공사에 접어든 모습이다. 울산 GPS 주기기는 410.5㎿ 가스터빈 2개와 406㎿ 스팀터빈 1개로 구성됐다. LNG와 LPG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가스터빈을 통해 1차로 전력을 생산하고 여기서 나온 고온 배기가스를 배열회수보일러에 투입한다. 이어 물을 끓여 발생한 고온·고압 증기로 스팀터빈을 작동시켜 전기를 또 만든다.
현장에서 만난 조승호 울산 GPS 대표는 "①현존하는 가스발전소 중 가장 높은 효율을 지니고 있고 ②울산이라는 입지 때문에 많은 전력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는 데다 ③LNG와 LPG를 선택해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처럼 LNG 가격이 많이 오르면 우리는 스팟 LNG를 사용하지 않고 저렴한 LPG를 사용해 전기를 값싼 가격에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SK가스는 울산에 27만 톤(t)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 LPG 저장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울산 북항에 건설 중인 LNG 터미널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내 1번 탱크를 울산 GPS 전용으로 쓸 수 있다고 한다. 안정적 연료 공급이 가능하고 대규모 전력 수요지인 울산 국가산업단지 안에 있어 가스 공급 및 발전 사업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가스 관계자는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 한국동서발전 등 고객사 유치도 이미 끝냈다"고 했다.
앞으로는 청정에너지인 수소와 암모니아로 사업 영역을 넓혀 2040년에는 수소사업 매출도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표는 "수소를 섞는 혼소발전이 가능하게 설계하고 있다"며 "GPS 사업 모델이 울산을 넘어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