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여성을 이르는 말로 '부인, 새색시, 새댁, 여사'와 같은 표현이 있다. 새색시는 갓 결혼한 여성을, 여사는 결혼한 여성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여성의 출신 지역을 나타내는 지명을 넣어 '○○댁'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강릉에서 시집을 오면 강릉댁, 제주에서 시집을 오면 제주댁이 된다.
그런데 요즘 신문을 보다 보면 심심찮게 '-댁' 앞에 외국 지명을 넣은 표현이 나온다. 예를 들면 '미국으로 이민 떠난 뉴욕댁 ○○의 일상', '런던댁 ○○의 근황', '프랑스댁 ○○, 한국행'과 같은 것들이다. 기사를 살펴보면 이때의 '○○댁'은 주로 한국에 살다가 결혼을 하여 외국으로 이민 가서 사는 여성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이민이 아니라 외국에서 잠깐 살거나, 한국에 살지만 외국인과 결혼한 경우에도 남편의 출신 지역 지명을 붙여 '○○댁'이라고 표현한 글도 보인다. LA로 한 달 살기를 떠나도 'LA댁'이라고 부르고, 한국에 살면서 프랑스계 혹은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해도 '프랑스댁'이라고 부른다.
원래의 의미라면 LA, 프랑스가 고향이거나 그곳에서 시집온 여성을 'LA댁', '프랑스댁'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으나 '-댁' 앞에 지금 거주하는 지역이나 남편의 출신 지역을 넣어 부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뉴욕 출신의 기혼 여성을 '뉴욕댁'이라고 부르므로 그 쓰임이 달라졌다기보다는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사전적 의미로 보면 잘못된 표현이겠지만 외국에서의 생활이 과거보다 많아진 요즘, 언어의 쓰임이 변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