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 뗀 대표 밀맥주, 호랑이 앞세워 CU에서 단독 판매…흥행 대박 이어갈까

입력
2023.04.27 10:00
세븐브로이, 28일 판매 시작
대한제분 곰표 밀맥주는 여름 출시


곰 캐릭터 대신 호랑이 캐릭터를 앞세웠다. 하지만 앞서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곰표 밀맥주'와 맛은 똑같다. 26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수제맥주 기업 세븐브로이가 CU를 통해 28일부터 '대표 밀맥주'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대표 밀맥주는 곰표 밀맥주를 생산하던 세븐브로이가 기존 상표권 라이선싱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자체 브랜드와 캐릭터로 재출시한 상품이다. 패키지는 달라졌지만 내용물은 기존의 곰표 밀맥주 그대로다. 가격은 한 캔에 3,500원, 캔 4개를 사면 1만1,000원이다.

2020년 5월 출시된 곰표 밀맥주는 편의점 협업 상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전국적 품귀 현상을 일으켰다. 2021년 롯데칠성음료의 위탁생산으로 월 공급량을 기존의 15배인 300만 캔으로 늘렸으나 하루 평균 20만 캔 이상 팔리면서 2주 만에 다시 품절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곰표 밀맥주의 누적 판매량은 3,400만 개에 달한다. CU에서 전체 맥주 중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2020년 6.2%에서 2022년 15.8%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3월 상표권을 갖고 있는 대한제분이 재계약을 하지 않고 제주맥주와 '곰표 밀맥주' 시즌2를 내기로 하면서 세븐브로이는 더 이상 '곰표'라는 상품명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대한제분은 올여름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 조만간 원조 타이틀을 놓고 양사 간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나온다. 세븐브로이는 3년 동안 꾸준히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곰표가 가진 브랜드 파워를 넘어 맛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승택 BGF리테일 주류TFT장은 "대표 밀맥주는 국내 편의점 수제맥주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상품"이라며 "오리지널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되 새로운 패키지로 고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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