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민간기업 달 착륙 성공을 꿈꾼 일본의 우주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ispace)의 시도가 실패로 끝났다. 아이스페이스는 26일 달 착륙선이 달 표면에 도달하기 직전 통신이 두절돼 임무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아이스페이스는 내년에도 새 착륙선을 발사해 도전을 이어 간다.
아이스페이스 달 착륙선은 이날 0시 40분쯤부터 달 주변을 돌면서 고도를 낮춘 뒤 1시 40분쯤 착륙을 시도했다. 그러나 달 표면에 도착하기 직전 통신이 끊겼다. 착륙선이 고도 측정 오류를 일으켜 예정보다 높은 고도에서 연료를 소진한 결과 급강하해 추락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에서 “달 착륙 직전까지 통신을 유지하고 데이터를 확보한 것은 매우 큰 성과”라며 "이번에 얻은 정보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큰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페이스는 내년과 2025년에 각각 발사할 착륙선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미쓰비시중공업이 개발한 로켓 입실론 6호와 H3의 발사가 연달아 실패함에 따라 일본의 우주산업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구소련(1966년)과 미국(1966년), 중국(2013년) 등 세 나라뿐이며, 모두 국가 주도로 이뤄졌다. 이번에 아이스페이스가 성공했다면 일본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가 될 수 있었다. 민간기업으로선 첫 번째 성공이 될 터였다.
2010년 설립된 아이스페이스는 초기에 달 탐사선을 개발하다가 2017년에 착륙선 개발을 선언했고, 25개국 출신 200명의 전문가가 참가한 팀을 구성해 착륙선을 개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아이스페이스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지만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계속 도전해 줄 것을 기대한다”면서 “우주에 도전하는 민간기업을 계속 응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