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나가는 바이든·트럼프..."피로하고 슬프다"는 유권자들

입력
2023.04.24 19:00
바이든, 25일 재선 도전...선거 책임자 내정
트럼프, 디샌티스 앞서며 기세 올리는 중
미 유권자 38%, 두 사람 대결에 피로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도전 공식 선언을 앞두고 선거운동 조직 정비를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라이벌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제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다만 미국 유권자 10명 중 4명은 바이든ㆍ트럼프 양자 재대결에 “피로를 느낀다”는 반응이어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지루한 과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늘고 있다.

민주당 지지·선호 유권자 43%, "바이든 출마 지지"

미국 CBS방송과 CNN방송은 23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 백악관 선임 고문을 재선 선거운동 책임자로 임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5일 재선 도전 공식 발표 일정에 맞춰 선거운동 조직을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차베스 로드리게스 선임고문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에서 일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상원의원 시절 보좌관도 지낸 '바이든 측근'으로 분류된다. CNN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애니타 던, 젠 오말리 딜런, 마이크 도닐런, 스티브 리체티 등 백악관 참모들이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도전을 선언했던 2019년 4월 25일 4주년에 맞춰 재선 도전을 선언하고, 선거운동 속도를 올릴 예정이다. CNN은 1980년 이후 현직 대통령이 경선에서 패배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야후뉴스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층 및 민주 성향 유권자 중 43%가 바이든 대통령 출마를 지지했다.

"디샌티스 근거지 플로리다도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치고 나가고 있다. 미 NBC방송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지지층 및 공화 성향 유권자 중 46%가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31%,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6%에 그쳤다. 특히 디샌티스 주지자의 근거지인 플로리다에서도 대다수 하원의원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상태다.

물론 두 사람이 당내 경선을 무난히 통과한다 해도 앞날이 평탄한 것은 아니다. 야후뉴스 여론조사에선 바이든ㆍ트럼프 재대결을 두고 피로도를 느낀다는 답이 38%에 이르렀다. 또 2020년에 이은 두 사람의 대선 재대결을 두고 ‘두렵다’(29%), ‘슬픔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23%) 등의 반응을 보이는 응답자도 많았다.

NBC 조사에서도 두 사람에 대한 미국 유권자의 거부감이 확인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출마 반대 응답자 중 30%는 ‘트럼프의 사업과 관련된 사기 혐의’를 반대 이유로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 출마 반대 응답자 가운데 48%는 현재 80세인 바이든 대통령 나이를 출마 반대 이유로 꼽았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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