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의 원칙과 철학은 창립 75주년을 맞은 올해도 여전히 확고하다. 더 높은 효율성을 지닌 차가 더 큰 힘을 지닌 차보다 훌륭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 믿었던 페리 포르쉐가 중시했던 가치는 포르쉐의 현재와 미래의 가치를 이끌고 있다.
18, 19일 제주에서 열린 '포르쉐 겟어웨이 미디어데이'를 통해 '카이엔 터보 쿠페'와 '718 박스터 GTS 4.0' 두 모델을 만났다. 오전에 ①카이엔 터보 쿠페를 타고 한라산 1100고지와 제주 내륙 고지대에서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모드를 바꿔가며 차체의 우수성과 스티어링 감각을 경험했다.
운전이 낯선 초보자에게 고급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쉐는 그 이름만으로도 긴장감을 몇 배로 키우기 마련. "나도 멋지게 몰 수 있다"며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지만 가시리국산화풍력발전단지에서 출발하기 전 운전석에 앉자 손에 나는 땀은 어쩔 수 없었다.
기어를 'D'에 놓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카이엔이 부드럽게 나가기 시작했다. 앞 차량을 따라가며 액셀을 조심스럽게 누르자 익숙해졌다. 스포티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답게 넓게 펼쳐진 시야, 긴장한 뒷목을 받쳐주는 통합형 헤드 레스트와 스포츠 시트에 적응하자 '나도 포르쉐와 친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생겼다.
신호등 없이 길게 뻗은 1100고지 도로에 들어서면서 속력을 더 내봤다. 액셀을 밟는 대로 속도가 붙자 이 맛에 포르쉐를 찾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터보 엔진를 넣어 최고 출력 550마력(PS)을 자랑하는 카이엔 터보 쿠페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찍는 데(제로백) 3.9초가 걸리며 최고 속도는 시속 286km에 달한다.
오후에는 ②스포츠카 '718 박스터 GTS 4.0' 모델을 타고 제주 서쪽 해안도로를 달렸다. 시동을 켜자 가장 먼저 꽂힌 것은 귀를 때리는 배기음이었다. 순간 엔진 회전수가 7,800RPM(분당 회전수)에 달하는 빠른 응답성과 풍부한 엔진 사운드가 운전의 재미를 몇 배로 키워줬다. 최고 출력 407마력(PS)으로 제로백은 딱 4초. 최고 속도는 시속 288km를 찍는다.
때마침 짙은 안개와 부슬비가 사라지고 해가 보이자 뚜껑을 과감히 열어 '오픈카 모드'로 바꿨다. 맑은 제주의 공기와 바닷가 소금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에메랄드빛 금능 해변의 해안도로를 따라 부드러운 코너링을 즐겼다. 엄청난 힘을 뽐내면서도 쏠림 없는 편안한 드라이빙과 다이내믹한 스포츠카 주행에 푹 빠졌다.
카이엔 터보 쿠페는 옵션 포함 2억1,810만 원, 718 박스터 GTS 4.0은 1억4,730만 원이다. 곧 10주년을 맞이하는 포르쉐코리아는 상하이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카이엔 3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하반기 국내에서 선보인다. 또 포르쉐 월드로드쇼 등 다양한 고객 체험 프로그램 제공도 계획하고 있다. 홀가 게어만(Holger Gerrmann)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포르쉐는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인 만큼 이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힘 쏟겠다"며 "스포츠카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포르쉐AG의 브랜드 전략에 맞춰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목표로 '로드 투 20'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