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1억 원, 케이뱅크 2억7,000만 원, 그리고 카카오뱅크 26억 원.
각각 임원 연봉이냐고요? 아닙니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지난해 인터넷은행의 사회공헌 지출액입니다. 특히 토스뱅크의 경우, 임직원 연봉이 평균 1억1,9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 은행이 작년에 사회에 환원한 금액은 직원 한 명의 임금보다도 적었습니다.
다른 곳도 목소리 키울 상황은 못 됩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사회공헌 지출액은 총 1조1,305억 원에 달했는데, 케이뱅크는 그것의 0.02%, 카카오뱅크는 0.23%에 불과하거든요. 2021년 사회공헌 지출액(케이뱅크 7,000만 원, 카카오뱅크 3억 원)보다 늘긴 했지만, 인터넷은행이 제1금융권 은행업 인가라는 '사회적 특혜'를 받은 것에 비하면 사회공헌에 인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인터넷은행도 나름 사정을 호소합니다. 지난해 총 15조8,506억 원의 순이익을 낸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란 겁니다. 실제 토스뱅크는 지난해 2,644억 원의 순손실을 냈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은 각각 836억 원과 2,631억 원입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사회공헌도 수익과 자산이 뒷받침돼야 가능한데, 인터넷은행은 이제야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단계라 여유가 많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억울한 부분도 있다고 강조합니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자사가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한 금액이 8억4,800만 원입니다. 여기에 보이스피싱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한 '토스 안심보상제'에 지출한 금액도 7억5,280만 원이라네요. 이런 수치는 사회공헌에서 제외된다는 항변입니다.
물론 사회공헌액이 많고 적음으로 인터넷은행의 역할이 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메기 효과'를 기대하며 출범했던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과 마찬가지로 고금리에 기대 이자 장사를 하면서도 사회공헌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실망이 작지 않습니다. 최근 인터넷은행들이 금융당국에 중·저신용자대출의 목표 비중을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소식은 '안전한 이자 장사를 하게 해달라'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비판이 일자 인터넷은행들은 사회적 기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5대 시중은행이 3년간 7,800억 원을 사회공헌기금으로 기부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인터넷은행들도 "올해는 사회공헌 지출액을 더 늘리겠다"는 약속을 내놓은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