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수술 후 림프액 누출 막으려면…'림프관 색전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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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2 21:52

림프액은 우리 몸을 순환하며 면역 작용을 하는 림프구와 영양 물질을 혈액 내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림프액 누출은 종양이나 외상 등으로 수술 중 림프절을 절제한 환자에게서 종종 발생한다.

림프액이 소실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이 쉽게 생길 수 있고, 영양 공급이 안 돼 환자 회복이 늦어질 수 있어 수술 이후 출혈이 멈추는 것만큼이나 림프액 누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암 수술 후 발생한 림프액 누출을 막는 ‘림프관 색전술’을 1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치료 성공률이 83.1%로 나타나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확인됐다.

김진우 아주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원제환 교수·이경민 임상강사, 산부인과 장석준 교수)은 2015~2020년 5년간 암 수술 후 난치성 림프액 누출 환자 71명에게 95건의 림프관 색전술을 시행 이후 1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치료 성공률이 83.1%로 높은 치료성적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부작용은 일시적 다리 부종(5.6%) 등 경미한 수준이었다.

암이나 외상 등으로 수술 이후 림프액이 누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우리 몸을 순환하며 면역과 관련 중요한 역할을 하는 림프액이 소실되면 면역력 감소로 감염이 생길 수 있고, 영양 공급이 안 돼 환자 회복이 늦춰질 수 있어 누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림프관 색전술은 초음파를 보면서 허벅지 안쪽 부위에 있는 림프절에 가느다란 바늘로 조영제를 주입해 림프액이 새는 부위를 확인한 후 실시간 X선 화면을 보면서 가느다란 카테터를 림프관을 통해 손상 부위까지 삽입해 끈적한 특수 용액으로 막는 방법이다.

기존에 림프관 색전술 관련 연구가 50명 이하의 소규모 연구로 단기간 추적한 연구 결과였는데, 이번 연구 결과는 비교적 많은 환자를 1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것이다.

수술 후 카테터 제거 여부, 재발성 복수(腹水) 및 림프낭종으로 인한 카테터 재삽입 등 명확한 치료 성공 여부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특히 연구팀은 일일 배액량이 500㏄ 이상이거나 누출이 지속돼 누출 배액량이 1,500mL 이상이면 수술 후 1주 내 누출된 림프액이 밖으로 자연히 흘러내는 배액관 제거가 어렵고, 배액량이 다소 줄어 배액관을 제거해도 복수가 재발하거나 림프낭종으로 인해 카테터를 재삽입할 위험이 높다는 걸 처음으로 밝혔다.

김진우 교수는 “림프액 누출이 심해도 줄어들 때까지 기다릴 수 있지만 배액관을 계속 꽂고 있어야 하고, 입원 기간이 길어지지만 림프관 색전술을 시행하면 림프액 누출을 막아 배액관을 더 빨리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림프관 색전술이 암 수술 후 환자 회복을 돕는 데 효과적이며 합병증이 적은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림프관 색전술 시행 전 치료 성적을 예측할 수 있는 요인을 밝힘으로써 난치성 림프액 누출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Vascular and Interventional Radiology(JVIR)’ 4월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