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과 울산, 세종이 필수의료 전문의가 매우 부족한 의료 취약지역으로 분류됐다. 소아과와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전문의 수가 전국 평균보다 적었고, 지역 내 필수의료를 진료하지 않는 공공의료기관도 상당해 의료 서비스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1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필수의료 취약지역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전국 17개 시도의 5개 필수의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에 대한 각 진료과 전문의 수와 지역책임의료기관(지역별 인구수, 이동 시간 등을 기준으로 나눈 전국 70개 중진료권에 위치한 공공병원. 현재 42개만 지정)의 진료과 개설률을 비교분석했다. 전문의 수는 종합병원 규모 이상의 372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권역 내 진료과별 전문의 수를 인구 10만 명당 수치로 환산했고, 개설률은 지역책임의료기관 내 필수진료과 개설 및 전문의 배치 유무를 조사했다.
전남, 울산, 세종 3곳은 필수의료 사각지대였다. 진료과 5개 모두 전문의 수와 개설률이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또 국립 의대가 없어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해당 전문의를 양성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인천도 국립 의대가 없는 지역으로, 최하점을 받은 세 지역 다음으로 필수의료가 낙후된 곳으로 평가받았다. 인천은 외과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3개 진료과에 대한 의료 서비스가 부실했다. 전북은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전국 평균보다 적었지만, 국립의대가 있어 인천보다는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전과 부산, 충북은 응급의학과가 전국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전국 지역책임의료기관 중 40%는 필수의료 전문의가 부족하거나 5개 진료과 중 한 과목 이상 미개설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책임의료기관 42곳 중 16개소(28개과)가 제대로 된 필수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가장 심각한 곳은 경남 통영적십자병원이었다.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4개 과목이 개설되지 않았다. 경북 포항의료원은 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전문의가 1명도 없었고, 경북 상주적십자병원은 산부인과·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었다. 전남 순천의료원은 외과·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었고, 산부인과는 아예 개설하지 않았다.
과목별로는 내과의 전국 평균 전문의 수는 13.3명이었는데, 17개 시도 중 11곳이 평균보다 낮았다. 가장 적은 지역은 경북으로 7.3명이었다. 외과는 4.5명으로 11곳이 평균 이하였고, 세종이 2.1명으로 가장 적었다. 산부인과는 4.1명으로 9개 시도가 평균보다 적었다.
평균 전문의 수가 가장 적은 과목은 소아청소년과로, 1.8명에 그쳤다. 경북은 0.9명에 불과했고, 전남(1.1명)은 1명을 간신히 넘었다. 응급의학과는 3.7명으로 12개 시도가 평균보다 낮았다.
경실련은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최소한의 필수의료 인력과 시설을 보장해야 한다"며 "필수의료 의사 부족과 지역 의료 불균형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안으로 '권역별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 정원 최소 1,000명 증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