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북연락사무소 통화 이틀째 무응답… "한미훈련 등 불만 표출 가능성"

입력
2023.04.10 09:10
서·동해 군통신선 교신도 응답 안 해
기술적 문제일 가능성은 낮아져

남북 간 강대강 기조가 고조된 가운데 북한이 이틀 연속(업무일 기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서·동해 군통신선 정기 통화에도 나흘째 답하지 않고 있다. 최근 실시한 한미연합훈련과 인권공세 등 우리 측 압박에 반발해 고의적으로 답하지 않았을 가능성 쪽에 무게가 실린다.

10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북측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오전 9시 업무개시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지난 7일 업무 개시·마감통화에 답하지 않자 "북측의 통신선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주말을 지나 10일 통화를 시도한 뒤 원인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남북은 평소 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통신선 점검 등을 목적으로 주중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통화해왔다.

국방부도 북한이 이날 오전 서·동해 군통신선 정기 교신에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7일 이후 군통신선 교신에 응하지 않고 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과 군통신선이 하루 이상 완전 중단된 건 2021년 10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통신을 거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일단 북측의 일방적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이 연이어 통화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은 최근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 '대남 대결전'이라는 표현까지 거론하면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남한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거듭 거론해 이에 대한 불만도 표출한 바 있다.

유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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