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수출기업 절반 이상은 금리 인상으로 자금 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가 여러 정책금융 확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는 5일 이런 내용의 '제2차 무역업계 자금조달 및 정책금융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출기업 577개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13~20일 설문 조사를 진행했는데 응답 기업의 대부분은 중소기업(95%)이었다.
응답자의 59.8%는 전반적으로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매우 또는 다소 나빠졌다"고 답했다. 자금 사정 악화의 원인으로 금리 인상(55.3%‧복수 응답), 원부자재 가격 상승(53.9%), 매출 부진(44.7%)을 꼽았다. 지난해 말 같은 조사에서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고 답한 응답은 45.7%였다.
기업들이 부담하는 이자 비용이 영업 이익을 넘었다고 응답한 비율도 25.3%에 달했다. 역시 지난 조사(15.1%)보다 10.2%포인트 늘었다.
최근 정부가 정책금융을 늘리고 있지만 응답 기업의 49.4%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고, 21%는 "전혀 체감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책금융 신청 시 주요 애로 사항으로 지원 조건의 높은 문턱(32.8%‧복수 응답), 정보 파악의 어려움(32.6%), 복잡한 신청 절차(31%) 등을 꼽았다.
기업들은 정책금융 지원 외 필요한 제도로 '금리 부담 완화'(49.6%)를 가장 많이 꼽았고, 대출 한도 확대(34.8%), 만기상환 유예(26.9%) 등도 요청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 파산 등으로 금융 시장의 불안이 깊어지면서 수출 기업들의 금융 애로가 커지고 있다"며 "금융 환경이 시시각각 변함에 따라 수출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