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지난 정부 한일관계 역대 최악… 이번에 큰 돌덩이 치워”

입력
2023.04.0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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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제가 파악한 (문재인 정부의) 한일관계는 역대 최악이었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16일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굴욕 외교’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응수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여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많은 외교적 결정은 최종적인 외교책임자의 결단이 필요하고, 그 결정이 비판받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 국익을 느끼기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특히 전임 정부 한일관계를 “과거에 발목이 잡혀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상태”로 규정하고 “지금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하면 가장 편하겠지만, 이번에 돌을 치운 것을 계기로 한일관계가 바람직하게 가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의원이 "한일관계가 악화돼 우리가 무슨 피해를 입었느냐"고 따지자 한 총리는 “어려운 안보 환경 속에서 일본과 긴밀한 협력이 안 이뤄졌고, 일본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배제로 자유롭게 무역을 해야 하는데 일일이 서류에 도장을 받아야 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김 의원이 재차 "그런 어려움은 일본 기업도 느끼는 것이고 그런 어려운 과정도 많이 해결됐다"고 맞서자 한 총리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 후에 일본이 역사왜곡, 독도영유권 주장 등의 흙탕물을 뿌렸는데 그걸 마실 수 있느냐’는 같은 당 김병주 의원 질문에 “절대로 못 마신다”고 일축했다. 이어 김 의원이 "문재인 정부에서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가 타결 직전까지 갔다"고 주장하자 한 총리는 “국민을 오도하는 발언이다, 그렇게 타결에 가까이 간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김회재 의원이 최근 헌법재판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결정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자 한 장관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그 취지에 맞게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존중은 하는데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냐"고 다그치자 한 장관은 "(김 의원이 검사 신분이었던) 2005년에는 검사의 수사권이 헌법상 권한이라고 강경한 발언을 했는데, 지금은 직함이 바뀌니 완전히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되받아쳤다.

김 의원은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눈치 보기 수사’를 질타하며 ‘쌍특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와 한 장관이 이끄는 검찰을 보면 김수희의 '애모'가 생각난다"면서 "정부와 장관이 작아져야 할 것은 권력 앞이 아니고, 국민과 역사 앞에서 겸손해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한 장관은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아들 학교폭력 논란으로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하는 과정을 놓고 정부 인사검증시스템도 도마에 올랐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정순신 사태’와 관련 "인사검증의 책임을 맡았던 한 장관의 완벽한 실패"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 장관은 "인사 실패는 지난 정부에도 있었고 거기도 사과 비슷한 걸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한 장관이 재차 반문하며 따지자 박 의원은 "내가 왜 질문을 받아야 하나. 국회질문이 아니라 대정부질문이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한편, 한 총리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도 필요하다면 별도로라도 독자적으로 필요한 검사를 할 수 있도록 그렇게 일본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후쿠시마산) 수산물도 수입할 정책이 현재 없고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서도 충분히 우리가 국제기관 조사에 참여하고 있고 필요하면 대한민국이 독자적으로라도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와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조치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승임 기자
장재진 기자
정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