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 북한서 탄약 확보 추진… 대북 식량 제공 모색 중"

입력
2023.03.3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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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러-북 연결' 슬로바키아 무기상 제재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무기 부족 현상 타개를 위해 북한산 탄약 확보를 추진해 온 정황이 미국 당국에 포착됐다. 심각한 경제난을 겪는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을 제공하는 대가로, 식량 등 현물을 받는 거래를 모색해 왔다는 것이다.

30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날 러시아와 북한 사이에서 무기 및 현물 거래를 추진한 슬로바키아 국적 무기상 야쇼트 므크르티체프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므크르티체프는 지난해 말부터 24종 이상의 북한산 무기와 탄약 등을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산 식량과 원자재 등을 북한에 보내기 위해 양국 관리들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OFAC는 "므크르티체프는 최근 러시아 고위 관리와 협상을 통해 북한산 무기를 받을 준비를 모두 마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현물 거래는 성사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도 이 사실을 확인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정을 직접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이나 다른 나라로부터 군수품을 확보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계속해서 찾아내 관련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2월에도 "북한이 러시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 등 무기와 탄약을 판매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이 이를 부인하자 미국은 올해 1월 위성 사진을 공개하며 재반박하기도 했다.

정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