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3시즌 프로농구 챔피언을 가리는 ‘봄 농구’가 오는 2일 막을 올린다. 정규리그 1, 2위 안양 KGC인삼공사와 창원 LG가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가운데 3위 서울 SK-6위 전주 KCC(3일), 4위 울산 현대모비스-고양 캐롯(2일)의 6강 플레이오프로 시작한다.
봄 농구에 초대받은 6개 팀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31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출사표를 던졌다. 정규리그와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우승을 차지한 김상식 KGC인삼공사 감독은 “선수들과 팀워크를 강조하며 열심히 한 결과”라며 “플레이오프에서도 잘 준비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통합 우승을 다짐했다. 9년 만에 LG의 4강 직행을 이끈 조상현 LG 감독은 “선수들이 잘 따라와줘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휴식기 동안 전열을 잘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당장 6강 플레이오프부터 뚫어야 하는 3~6위 팀 사령탑들은 비장함이 묻어났다. 지난 30일 한국농구연맹(KBL) 가입비 잔여분 10억 원을 겨우 내고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김승기 캐롯 감독은 “순위를 가장 먼저 확정해놓고 힘들게 왔다”면서 “어렵게 온 만큼 팬들이 좋아하는 농구, 시청률이 많이 나오고 많은 관중이 볼 수 있는 농구, 깜짝 놀랄 만한 재미있는 농구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캐롯의 상대는 현대모비스다. 시즌 맞대결 성적은 캐롯이 5승 1패로 앞섰다. 다만 캐롯은 달팽이관 상태가 좋지 않은 간판 슈터 전성현이 플레이오프에 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시즌 전 팀에 대한 평가가 안 좋았지만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1차 목표인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내면서 분위기가 좋다”며 “높은 에너지로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SK와 KCC의 6강 대결은 플레이오프 최고의 흥행 카드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김선형과 최준용, 자밀 워니가 버티는 SK는 두꺼운 팬층을 자랑한다. 리그 최고 인기 스타 허웅을 보유한 KCC도 관중 동원력이 만만치 않다. 전희철 SK 감독은 “6라운드를 전승으로 마쳤다”며 “SK만의 스피드로 리그를 한번 접수해보겠다”고 말했다. 전창진 KCC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많아) 우여곡절이 있었다”며 “이승현의 부담을 덜어주고 허웅의 출전시간을 늘려 좋은 경기력으로 SK와 붙겠다”고 했다.
선수들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출사표를 대신했다. KGC인삼공사 변준형은 “우승, 좋아하세요? 저는 정말 좋아한다고요. 난 천재니까”라고 만화 ‘슬램덩크’의 대사를 빗대 어색하게 말했다. 김선형과 현대모비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는 각각 드라마 ‘더 글로리’의 대사 “나 지금 되게 신나. 얘들아” “멋지다. 아바리”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