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납할 수 없다"... 미국, 러시아의 WSJ 기자 구금에 항의

입력
2023.03.31 08:22
"러시아 체류 중인 미국인 즉시 떠나라" 권고

미국이 자국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기자를 구금한 러시아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카린 장-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미국 시민을 겨냥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WSJ 소속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의 구금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 국무부가 이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와 직접 접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제2의 게르시코비치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에도 나섰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미국인들은 러시아 여행을 자제하라는 정부 경고를 준수해 달라"며 "현재 러시아에 머물거나 여행 중인 미국인도 즉시 출국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이날 러시아 내 미국인들의 출국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WSJ 모스크바 지국 소속인 게르시코비치 기자를 간첩 혐의로 구금했다. FSB는 "게르시코비치는 미국 지시에 따라 러시아 군산 복합 기업 중 한 곳의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며 "미국 정부를 위해 간첩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게르시코비치의 (러시아 내) 불법 활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냉전 이후 처음이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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