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장관님, 양대노총 청년노동자와도 만나 토론합시다"

입력
2023.03.30 15:44
양대노총 청년조합원들, 이정식 장관에 공개토론 제의
"정부, 청년 골라서 비공개 면담" 비판
6일 오후 7시... "비조합원 청년 참가 신청도 받는다"

"4월 6일 오후 7시 이 자리에서 공개토론을 제한하니, 이정식 장관의 참여를 촉구합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청년조합원들이 30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시간 개편안과 관련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개편안 보완을 위해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등 MZ세대 노조와 청년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이 장관이 양대노총과는 대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당하면 나와서 청년노동자의 이야기를 열린 공간에서 제대로 듣고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정부, 청년 골라서 비공개로만 만나... 공개토론 하자"

이 장관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근로시간 개편안 보완 지시 이후 청년층과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있다. 대상은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2회) △고용부 산하 2030자문단·정책기자단·노동의 미래포럼 △제조업 청년근로자(주식회사 핌스) △정보기술(IT) 청년근로자 △청년유니온 등이었다.

청년들은 정부 간담회에 양대노총이 배제됐고, 비공개로 진행되는 점을 비판했다. 양대노총에 따르면 청년조합원은 민주노총 30만 명, 한국노총 7만5,000명 정도다. 김세익 민주노총 청년사업 차장은 "지난 15일 이 장관 앞에서 개편안 폐기 촉구 기습 피켓팅을 벌였을 때 이 장관은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민주노총 청년조합원과의) 면담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무엇이 두려워 언론에 공개조차 못하는 면담을 진행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김윤정 한국노총 여성청년본부 선임차장도 "비교적 사정이 나은 기업의 노동자 혹은 고용부 자체 청년 모임과의 만남만 있었는데, 이것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소통하겠다는 모습이냐"면서 "노동개악을 추진하는데 청년노동자를 이용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양대노총은 이번 토론회에 미조직, 비정규직 청년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 토론 참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김선경 민주노총 청년사업실장은 "청년 노동자들이 퇴근 후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토론 시간을 오후 7시로 잡았다"면서 "이 장관이 반드시 참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들의 제의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지혜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