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의 벚꽃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올해 서울 벚꽃 개화는 지난 25일이었다. 개화 시기를 기록한 1922년 이후 두 번째로 빨리 핀 것이다. 첫 번째가 2021년 3월 24일이었으니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보인다. 그래도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이번 주말에는 근처 벚꽃 터널을 찾을 일이다. 그때 미리 스마트폰에 담아 둔 ‘벚꽃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켜고, 이어폰을 낀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 첫 곡은 “살랑살랑 흔들려 소근소근 속삭이며 / 성큼성큼 다가와 두근두근 두드려 / 기적 같은 새봄에 또 사랑이 오네요”로 시작하는 ‘봄바람’(선우정아·강승원)이 어떨까. 봄꽃은 사랑의 설렘과 떼어 놓고 느낄 수 없다. “봄 봄 봄 봄이 왔네요 /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때의 향기 그대로 / 그대가 앉아 있었던 그 벤치 옆에 나무도 / 아직도 남아 있네요 / 살아가다 보면 잊혀질 거라 했지만 / 그 말을 하며 안 될 거란 걸 알고 있었소”라고 어른스럽게 노래하는 ‘봄봄봄’(로이킴)도 벚꽃 향기가 느껴지면 조건반사적으로 떠오르는 곡이다.
□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이라면 “보고픈 맘으로 이미 떨리는 중 / 설레는 맘으로 온종일 검색 중 / 덕수궁 돌담길 어때? / … / 함께 이 길 두 손 꼭 잡고 걸어 간대도 / 절대 헤어지지 않아 덕수궁 돌담길”이라고 주고받는 ‘덕수궁 돌담길의 봄’(윤아·10cm)을 함께 듣길 추천한다. 혼자라도 상관없다. ‘봄 사랑 벚꽃 말고’(하이포·아이유)가 있으니. “손 잡고 걸을 사람 하나 없는 내게 / 달콤한 봄바람이 너무해 / 나만 빼고 다 사랑에 빠져 봄노래를 부르고 / 꽃잎이 피어나 눈앞에 살랑거려도”.
□ 벚꽃이 아름다운 것은 빨리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젊음이 지나간 사람들도 벚꽃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눈부신 날들 가네 잠시 머물다 가네 / 꽃그늘 아래 맑은 웃음들 모두 어디로 갔나 / 바람 손잡고 꽃잎 날리네 / 오지 못할 날들이 가네 / 바람 길 따라 꽃잎 날리네 / 눈부신 슬픔들이 지네” ‘벚꽃 지다’(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