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매출 비중을 60%, 신약 비중을 40%로 만들겠다."
'소방수' 역할로 현직에 돌아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2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1시간 동안 이 같은 경영 전략을 속사포로 쏟아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세계 공급망 위기,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바이오 원료의약품을 둘러싼 행정명령 등 불확실한 경제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탑티어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뛰어오르겠다는 포부다. 서 회장은 하루 전인 28일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임기 2년의 사내이사 겸 공동의장으로 선임됐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을 높여야 할 시점인 만큼 빠르고 정확한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는 경영진의 요청을 받고 결심했다.
서 회장의 메시지는 네 가지로 요약된다. ①우선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굳힌 입지를 넓혀 신약 개발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것.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미국에 램시마SC를 신약으로 허가 신청했고 올해 10월쯤엔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에선 정맥주사 인건비가 높아 피하주사가 경제성이 있는 만큼 2년 안에 2조 원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제품군"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가 복귀한 가장 큰 이유는 ②7월 미국서 출시할 블록버스터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와 10월 미국서 허가받을 신약 렘시마SC의 북미 시장 판매를 위해 총수로서 직접 영업을 뛰기 위해서다. 서 회장은 "회사 창업자로서 제일 중요한 게 책임자가 현장 경영을 하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영업 사원들이 병원을 설득하지 못했을 때 제가 가서 의사와 약사, 간호사, 환우회를 다 만난다"며 "우리 영업팀보다 제가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의 질문에 좀 더 신뢰감 있게 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총회에서 관심이 높았던 ③셀트리온그룹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합병 준비 작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서 회장은 "합병에 대한 준비는 거의 다 종료했다"며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마일스톤을 제시하고 (그로부터) 4개월 이내에 합병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④새로운 영역 개척 의지도 내비쳤다. 셀트리온그룹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플랫폼을 6월까지 확보한 뒤 mRNA 백신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원격진료 서비스 역량을 키우기 위해 플랫폼을 자체 확보하고 별도의 연구소도 세울 방침이다. △3월 마무리한 글로벌 직판망을 활용해 일회용 수술포나 의사 가운 등 주로 다국적회사의 자회사들이 파는 의약외품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