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엑스포를 주관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부산 실사가 3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이번 실사는 11월 개최도시 선정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꼽힌다.
2일 부산시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단 등에 따르면, BIE 행정예산위원장인 패트릭 스펙트 단장과 디미트리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을 비롯한 사무국 관계자와 회원국 대표 등 8명으로 구성된 실사단은 3일부터 공식적인 실사에 들어간다.
첫날 이들은 서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고 4일 부산으로 이동해 현지 실사를 진행한다. 부산에선 을숙도 생태공원을 시작으로 박람회 개최 예정 부지인 북항 재개발 지역, 유엔기념공원 등을 살펴보고 모두 3차례에 걸쳐 유치계획 발표와 질의 응답 시간인 프레젠테이션(PT)을 갖는다. 북항 방문 시 실사단 방문을 위해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마친 부산여객터미널 내 홍보관과 전망대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직접 연사로 나서 PT 발표를 한다.
실사단은 방문 기간 동안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주재로 주요 기업 대표들이 참석하는 경제계 오찬을 비롯해 부산시장과 지역 주요 인사가 참석하는 만찬 등을 함께 하고 부산 시민단체와 유학생 등 미래 세대와의 오찬도 갖는다. 5일 저녁에는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개최하는 한국 문화 행사인 'K-Culture Night'를, 6일 저녁에는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진행하는 불꽃쇼를 참관할 예정이다.
실사단은 6일 기자회견을 가진 뒤 7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조유장 부산시 2030엑스포추진본부장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최적의 접근성과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항구, 우수한 생태 환경 등 부산의 많은 강점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BIE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현지 실사를 진행했다. 부산은 세 번째로, 이달 중순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실사가 예정돼 있다.
실사단은 박람회 주제·개최 일정, 개최 효과·목표, 국가 지원, 국제 교통망 구축, 박람회장 조성 계획·사후 활용 방안, 예상 방문객 수, 숙박시설 계획, 개최 비용 등을 면밀하게 평가한다.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실사 보고서는 171개국 모든 BIE 회원국에 회람돼 11월 개최국 투표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실사는 개최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정으로 평가받는다.
BIE는 유치 지역 시민들의 의지도 핵심 평가 지표로 삼는다. 정부와 부산시가 전 국민적 유치 열기를 보여주기 위해 실사단 방문 전후 기간을 ‘엑스포 주간(EXPO WEEK)’으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와 홍보 활동을 준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한국일보가 주최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특별 포럼(미지답 포럼)에 참여한 김윤일 대통령실 미래정책비서관은 “경쟁국 실사 후 자료를 파악한 결과, 경쟁국 국민이 유치 의지를 표현하고 전달됐다는 내용은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서울과 부산에서 모든 국민과 시민이 엑스포를 얼마나 열망하는지 실사단에 보여준다면 유치 과정에서 다른 경쟁국들이 보여주지 못한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실사단이 부산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감동과 유치 염원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