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27일 경찰에 출석해 12시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유씨는 이날 조사를 마치고 오후 9시 17분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나와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저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깊이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엔 "조사에서 제가 밝힐 수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씀드렸다. 개인적으로 저의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식의 합리화의 늪에 빠져있던 것 같다"고 말해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유씨는 이어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런 저를 보시기에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이런 순간을 통해 그간 살아보지 못한 진정 더 건강한 순간들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씨가 차량에 타기 위해 이동하는 동안 취재진이 코카인과 프로포폴 상습 투약 여부 등에 대해 추가로 질문했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 20분 유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유씨는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총 4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유씨가 2021년 한 해 동안 73회에 걸쳐 4,400㎖가 넘는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마약류 정밀 감정 결과, 유씨 소변에선 일반 대마 양성반응이 나왔고, 모발에선 프로포폴과 대마에 이어 코카인과 케타민이 검출됐다.
지난달 27일 국과수로부터 마약 감정 결과를 넘겨받은 경찰은 이달 13일과 14일 유씨의 매니저와 지인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유씨에게 프로포폴 등을 처방한 것으로 의심되는 서울 강남·용산구 일대 병·의원과 유씨의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병원 관계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이어왔다.
경찰은 이날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