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테라 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신현성(38)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에 대한 신병확보에 재차 나섰다. 지난해 신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지 네 달 만이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이날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및 공모규제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배임증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신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전 대표는 2020년 3월부터 테라·루나 블록체인을 차이 결제 시스템에 탑재해 실생활에 쓸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거짓 홍보해 KT인베스트먼트, 삼성넥스트, SK네트웍스 등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1,400억 원을 투자받은 혐의를 받는다. 신 전 대표는 차이코퍼레이션이 보유한 고객 정보를 불법적으로 별도 법인에 유출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신 전 대표는 이달 23일(현지시간) 11개월 도피생활 끝에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체포된 권도형(32) 대표와 함께 '테라·루나' 코인 발행사인 테라폼랩스를 창립한 인물이다.
신 전 대표가 구속 기로에 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신 전 대표에 대해 사전 발행된 코인을 폭락 직전 고점에서 매도해 1,400억 상당의 부당 이득을 얻은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그러나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없고 주요 혐의인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기각했다.
이날 검찰이 다시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기존에 포함되지 않은 △금융투자상품 투자사기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배임증재 및 업무상 배임 혐의가 추가됐다. 이는 영장 기각 후 검찰의 보강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이다. 검찰은 최근 두 차례 신 전 대표를 소환 조사하고, 24일 서울 성동구 차이코퍼레이션 본사를 재차 압수수색했다.
이날 검찰은 배임수재 혐의를 받는 티몬 전 대표 유모(38)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재청구했다. 유씨는 티몬이 업계 최초로 테라를 간편결제 수단으로 도입·홍보하는 과정에서 당시 티몬 이사회 의장이던 신 전 대표 청탁을 받고 루나 코인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달 18일 한 차례 기각된 바 있다.
신 전 대표 측은 허위 홍보 투자 유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신 전 대표도 170억 원 상당을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신 전 대표 측은 이어 "폭락 사태 와중에 자발적으로 귀국해 수사에 최선을 다해 협조했고, 지난해 영장 기각 당시와 비교해 주된 혐의의 기본적 사실관계나 실질적 내용이 달라진 바가 없음에도 영장을 재청구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