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GM이 선보인 매력적인 어번 크로스오버 –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RS

입력
2023.03.27 06:30

GM이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강력한 펀치,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공개됐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날렵한 스타일링, GM 최신의 기술 기조와 플랫폼을 반영했다는 것 외에도 국내 엔지니어들의 주도로 인해 ‘한국형 옵션’, 공격적인 가격 정책 등 다채로운 무기를 앞세웠다.

그래서 그럴까? GM 관계자들은 그 어떤 신차보다 자신감을 담아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어필하고, 시장에서의 성과를 자신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만큼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임무는 막중하다.

과연 트랙스 크로스오버 RS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준비된 시승 차량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RS로 ‘모든 옵션’이 적용된 최고 사양이었다.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트랙스 크로스오버 RS는 4,540mm의 전장, 각각 1,825mm와 1,560mm의 전폭과 전고를 통해 보다 트레일블레이저 대비 더욱 늘씬하고 날렵한 매력을 과시한다. 여기에 2,700mm의 휠베이스, 1,340kg의 공차중량은 ‘균형감’을 제시한다.

도심형 크로스오버, 트랙스 크로스오버 RS

붉은색 차체가 돋보이는 트랙스 크로스오버 RS는 말 그대로 늘씬하고 날렵한 모습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앞서 출시된 트레일블레이저가 정통 SUV의 감성을 강조했다면 트랙스 크로스오버 RS는 ‘크로스오버’라는 이름이 더욱 적합한 모습이다.

제법 길게 그려진 전장, 날렵하게 다듬어진 프론트 엔드와 RS 고유의 독특한 X 형태의 디테일 등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와 함께 붉은 차체와 클래딩 가드가 이뤄내는 선명한 대비 역시 ‘보는 즐거움’을 더하는 모습이다.

측면에서도 이러한 매력은 그대로 드러난다. 제법 낮게 그려진 루프 라인으로 인해 트랙스 크로스오버 RS는 마치 지상고를 높인 스포티한 왜건 모델처럼 느껴질 정도다. 여기에 화려한 휠, 그리고 투 톤의 색상 대비가 만족감을 더한다.

후면에서는 닛산의 감성도 조금 느껴지는편이지만 엣지가 강조된 리어 램프, 그리고 낮게 그려진 전고를 그대로 계승한 트렁크 게이트 등이 차량의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클래딩 가드의 높이를 높여 ‘경쾌함’을 강조한 점도 인상적이다.

연출의 경험이 쌓인 GM

그 동안 GM의 차량들은 외형에 비해 실내 공간의 만족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고급스러운 연출’에 있어서는 아쉽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였다.

그러나 트랙스 크로스오버 RS는 지금까지의 GM이 제시했던 ‘인테리어 기조’를 반영하면서도 한층 개선된 연출 기법을 과시하며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디지털 클러스터,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패널은 물론이고 여러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특히 RS 트림을 위해 적용된 D-컷 스티어링 휠, 붉은 색 하이라이트 트림, 스티치 등을 차량의 감성을 한층 강조한다.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우수하다. 사양에 따라 디스플레이 패널의 크기 차이는 있지만 기술적인 혜택을 고르게 제공한다는 점, 그리고 스마트 폰과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GM 차량들이 보스 사운드 시스템을 비롯해 ‘사운드’에 힘을 준 것에 비해 트랙스 크로스오버 RS는 OEM 스피커로 만족해야 했다.

개인적으로 트랙스 크로스오버 RS의 가장 큰 매력은 ‘공간 활용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비교적 낮은 전고지만 드라이빙 포지션, 시트 포지션도 낮아지며 안정감과 필요 충분한 여유를 마련했다.

1열 공간은 물론이고, 2열 공간 역시 시트 위치를 도어 뒤쪽으로 배치하며 레그룸을 한층 여유롭게 구성했다. 덕분에 작은 체격에도 불구하고 패밀리 SUV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적재 공간은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소형 크로스오버에게는 충분한 모습이다. 이와 함께 GM 고유의 트렁크 게이트 개방각 조절 기능, 그리고 2열 시트 폴딩 등을 통해 더욱 우수한 활용성, 그리고 뛰어난 공간 여유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합리적인 패키징, 트랙스 크로스오버

GM은 국내 시장에 판매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하나의 파워트레인 패키지를 구성하며 합리성을 강조했다.

CSS 기조 아래 개발된 최신의 3기통 1.2L E-터보 프라임 엔진은 최고 출력 139마력과 22.4kg.m의 준수한 출력을 낸다. 이를 통해 1.6~2.0L 엔진을 능숙히 대응한다. 이와 함께 젠 3(Gen 3) 6단 자동 변속기, 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통해 견실함을 더한다.

실제 이러한 구성을 바탕으로 트랙스 크로스오버 RS는 만족스럽고, 경쾌한 움직임과 더불어 12.0km/L(복합 기준, 도심 11.1km/L 고속 13.2km/L)의 준수한 매력을 제시한다.

기대 이상의 완성도, 그리고 만족감

트랙스 크로스오버 RS의 외형, 실내 공간을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낮은 전고를 느낄 수 있었고, 이와 함께 안정적인 드라이빙 포지션이 만족감을 더한다.

여기에 새로운 실내 요소들, 그리고 RS 트림을 위해 마련된 여러 요소들이 더욱 높은 만족감을 전한다. 과거 아베오 RS를 시승하며 매력을 느꼈던 ‘RS’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139마력, 그리고 22.4kg.m의 토크는 그리 우수한 출력은 아니다. 그러나 넓은 RPM 영역에서 제 토크를 내는 덕분에 차량의 움직임에는 어려움이 없다. 실제 세 명의 성인 남성이 탄 상태로 주행을 이어갔는데 ‘성능의 갈증’이 느껴지진 않았다.

다만 배기량의 한계는 존재한다. 실제 고속도로 주행에 대응하는 100~120km/h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움직이는 모습이나, 그 이상의 영역에서는 내심 아쉬운 모습이다. 다만 ‘빈약하다’라는 느낌은 없다.

대신 3기통 엔진인 만큼 발진 시 스티어링 휠과 페달을 통해 소소하게 진동이 올라온다. 그래도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이중접합 유리 등으로 인해 ‘주행 전반’의 정숙성은 무척 뛰어나 ‘체급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엔진에 합을 이루는 6단 자동 변속기 역시 제몫을 다한다. 변속 속도가 절대적으로 빠르거나 경쾌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변속 상황에서의 조율 능력, 그리고 충격 대응 능력이 탁월하다.

특히 변속 후 출력이 다시 이어지는 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 ‘일상에서의 만족감’은 확실해 보였다. 다만 수동 변속의 번거로운, 시프트 패들의 누락은 내심 아쉽게 느껴졌다.

사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시승 코스는 그리 길지 않게, 그리고 시승 시간도 넉넉한 편은 아니라 차량의 모든 걸 경험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차량이 경쾌하고 다루기 좋다’라는 느낌은 확실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소형 SUV라기 보다는 꽤나 경쾌하게 다듬은 왜건이라는 느낌이 든다. 탄성이 돋보이는 차체, 그리고 능숙한 대응을 예고하는 서스펜션의 조합은 주행 시간이 늘어나더라도 ‘스트레스’가 크지 않을 것 같았다.

실제 이번 시승의 대부분을 차지한 자유로에서의 고속 주행에서 이러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차량이 조금 가볍다는 느낌이 있지만, 운전자에게 안정감, 그리고 신뢰감을 주면서도 쾌적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2열 탑승 시의 승차감도 꽤나 좋았다. 노면 대응도 대응이지만 충격을 받은 후 2차, 3차 움직임을 능숙히 억제하면서도 ‘여유롭다’는 감각을 느끼게 했다. 덕분에 주행을 하면서는 경쟁 모델 대비 우위를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한국에서 개발하고 한국에서 상품을 구성한 티가 느껴졌다. 실제 차량의 기능에 있어서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으나 ‘국내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것들이 대거 적용됐기 때문이다.

오토홀드도 그렇고, 전사양에 다채로운 안전 사양이 대부분 기본적용 된 것 역시 그러했다. 이러한 요소들을 보고 있자면 차량이 주는 만족감, 설득력, 그리고 나아가 시장에서의 경쟁력 등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좋은점: 우수한 패키징, 만족스러운 공간, 뛰어난 가격 경쟁력

아쉬운점: 내심 아쉬운 1.2L 터보 엔진의 질감과 성능

강력한 설득력으로 무장한 트랙스 크로스오버 RS

트랙스 크로스오버 RS를 시승하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차량 구매에 있어 상위 트림인 RS, 액티브 트림이 아닌 LT 트림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만 추가하더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라는 생각부터 시장에서 여러 경쟁자 사이에서의 ‘존재감’ 등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지금까지의 GM 차량들이 보여줬던 ‘차는 좋은데 잘 팔릴까?’라는 걱정 보다는 ‘이 차는 잘 팔리겠다’라는 확신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GM에 훈풍이 불지도 모르겠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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