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대일 굴욕외교 규탄 범국민 대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에 퍼주기는 잔뜩 했지만 받아온 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가 정부 대일외교를 규탄하는 집회에 참석한 것은 벌써 네 번째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국가간 외교의 영역에서 일방 우리의 이익만 챙길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최소한의 균형은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일본에 유익하기만 한 강제동원 해법이라고 내놓은 것이 대체 우리에게 어떤 이익을 줬나. 그들은 오히려 '강제동원은 없었다'고 말하면서 추가 청구서만 잔뜩 손에 들려주지 않았나"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정상회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대처를 직격했다. 이 대표는 "독도에 대해서 그들이 얘기할 때 '절대 아니다'라고 항변했나. 위안부 합의 이행을 요구했을 때는 대체 뭐라고 말했나.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에 대해서는 대체 뭐라고 말한 건가. 이제 식탁에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 농수산물이 올라올지 모른다"라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나라를 제대로 지키지 못할지라도 국민이 나서서 대한민국을 지키고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고 했다.
범국민 대회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박홍근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김성환 정책위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정의당 이정미, 진보당 윤희숙 대표도 함께했다. 이정미 대표는 "윤 대통령은 굴욕외교 협상에 반대해 모인 국민들을 싸잡아 '배타적 민족주의의 반일 감정에 사로잡혀 정치적 이득이나 보려는 사람들'이라고 폄하했다"면서 "국민들이 왜 대통령을 향해 분노의 함성을 내고 있는지 똑똑히 듣기 바란다"고 목소리 높였다. 윤 대표는 "한일 정상회담은 헌법 위반으로 원천 무효"라며 "5월 10일 윤석열 정권 취임 1년이 되는 날을 '윤석열 심판의 날'로 만들겠다"고 규탄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공세를 "죽창가 타령"이라며 비난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민주당의 모습은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전후 당시 야당 강경파와 똑같다"며 "당파적 증오에 빠져 죽창가를 부를 것이 아니라, 김대중 자서전부터 꺼내서 읽어봐야 한다"고 썼다. 권 의원은 당시 김 전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한일국교정상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사실을 거론하며 "적어도 김 전 대통령은 지금의 민주당과 달리 국익이 여야보다 우선이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