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50조 원이 증발한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동유럽 국가 몬테네그로에서 문서위조 혐의로 24일(현지시간) 기소됐다. 권 대표의 국내 송환 여부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몬테네그로는 이날 그의 신병 인도 절차를 시작했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경찰은 이날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창준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를 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된 코스타리카·벨기에 여권을 사용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 탑승을 시도하다 붙잡혔다.
몬테네그로가 직접 권 대표의 사법처리에 나서면서 향후 그의 신병 처리 방향에도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몬테네그로 관할권에서 적발된 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사법 절차를 완료한 뒤 범죄인 인도 절차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실제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가 이뤄지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몬테네그로 당국은 이날 그의 신병 송환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주요 외신을 통해 등 뒤로 수갑을 찬 채 법원에 출두하는 권 대표의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AFP는 "몬테네그로 법정에서 이날 권 대표에 대한 송환 요청과 관련해 심리가 진행되며, 그가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법원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범죄인 인도 요청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전날 미국 뉴욕연방지검은 권 대표 체포 소식 직후 그를 증권 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하고, 송환 요청 계획을 밝혔다. 그를 별도로 수사해온 한국 검찰도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