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은 국제 강아지의 날... "개농장, 펫숍 개들도 기억해주세요"

입력
2023.03.23 18:54
동물단체들, 개식용·번식장 반대 행사 개최

23일 '국제 강아지의 날'(National Puppy Day)을 맞아 동물보호단체들이 개식용과 펫숍, 번식장에 반대하는 행사를 잇따라 열었다.

국제 강아지의 날은 반려견 생명 존중·보호와 유기견 입양을 권장하는 취지로 2006년 미국 반려동물학자 콜린 페이지가 제안해 제정됐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해방물결과 국제동물권단체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개식용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개 도살 과정을 재현하는 퍼포먼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동물해방물결이 2021년 장기간 잠입 조사 이후 폐쇄시킨 경기 여주시 계신리의 도살장을 재현한 '국제 강아지의 날: 진실의 방' 컨테이너 부스가 설치됐다.

부스에는 도살업자들이 사용하는 전기 쇠꼬챙이, 토치, 철창, 탈모기 등이 전시됐고 동물해방물결이 확보한 실제 개들의 도살 및 거래 영상이 상영됐다.

이들은 정부가 지난해 출범시킨 '개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가 아직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윤석열 대통령은 '개식용 금지 추진' 공약을 잊지 말고 구체적 이행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동물보호법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불법 개 경매장, 도살장, 식당은 즉시 법대로 단속, 행정 처분해야 한다"며 "정부는 개식용 종식을 위한 방안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강아지 공장 폐쇄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양평시 한 주택에서 1,200마리의 개 사체가 발견된 사건을 규탄하며 정부와 국회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1,200마리 개 아사 사건이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배후에 강아지 공장과 경매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강아지 공장과 경매장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펫숍과 온라인에서의 강아지 판매를 금지해 유기견 발생 증가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펫숍∙경매장의 동물 매매금지 등을 담은 '루시 프로젝트 20만 서명 캠페인'에 참여해줄 것을 호소했다. 카라는 펫숍 및 경매장뿐 아니라 반려동물의 온라인 거래 금지 내용을 담은 한국의 '루시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 영국에서는 한 번식장에서 6년간 반복된 임신과 출산으로 척추가 휘고, 뇌전증과 관절염을 앓다 사망한 개 '루시'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어린 동물을 생산해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루시법'이 제정됐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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