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군 정보기관인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와 사이버작전사령부(사이버사)를 찾았다. 지난 16, 17일 일본을 방문한 이후 첫 외부 일정이다. 민간인 사찰 등 과거 정치 개입 논란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후신인 방첩사에 대통령이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과천의 방첩사와 사이버사를 찾아 업무보고를 받았다. 대통령이 방첩사를 방문한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31년 만이다. 사이버사를 방문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방첩사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11월 부대 명칭 개정 이후 방첩사령부가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며 "적극적인 방첩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전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2018년 당시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를 해편하고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지원사)로 간판을 바꾼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부대 정체성과 임무 대표성을 드러내는 방첩사로 명칭을 복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군이 과학기술 강군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군사보안 태세가 정립되어야 한다"며 "방산업체의 핵심기술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방산기밀 보호활동을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방첩부대원들의 사명감과 헌신을 높이 평가하고, 군 통수권자로서 방첩사의 임무수행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사이버사로 이동해 업무보고를 받고 사이버 작전센터를 찾아 부대원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전후방이 없는 사이버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이버 작전부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제는 군의 사이버 작전을 "적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응 중심의 수세적 개념에서 탈피해 선제적·능동적 작전 개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보고를 받기 전 윤 대통령은 방첩사 방명록에 "보안이 생명이다"라고 적었다. 사이버사 방명록에는 "사이버 전투 역량은 국가안보의 핵심"이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의 이례적인 행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요즘 전쟁은 전장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특히 사이버전은 민간이 직접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철통 방어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