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값이 치솟고 있다. 상수도 요금의 연간 상승 폭이 17년 만에 가장 컸고, 생수 가격은 한 달 새 7% 넘게 올랐다.
2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월 상수도료 물가 지수는 109.50(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4.6% 상승했다. 이는 2006년 1월(6.1%) 이후 17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들이 생산 단가 상승 등을 명분으로 잇따라 요금을 인상한 게 배경이다. 서울시는 올 1월부터 가정용 상수도 사용요금을 1㎥당 480원에서 580원으로 20.8% 올렸다. 대구시도 1월 납기분부터 가정용 상수도 요금을 1㎥당 580원에서 630원으로 8.6% 인상했다. 같은 달 경기 성남시 상수도료도 약 18% 비싸졌다.
지자체까지 완전히 통제하기에는 정부가 역부족이다. 에너지 공기업 적자 누적을 감내하며 전기ㆍ가스료를 동결시키고도 지난달 전기ㆍ가스ㆍ수도 물가의 연간 상승 폭(28.4%)의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시작 이래 최고치 경신을 막지 못한 것은 수도료 인상 때문이었다.
쓰기만 부담스러워진 게 아니다. 마시는 물도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달 가공식품 중 생수의 물가 지수가 109.24로 1월보다 7.1% 올랐는데, 2011년 7월(9.5%) 이후 1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었다.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선두인 제주삼다수의 출고가가 지난달 평균 9.8% 오른 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2018년 이후 5년 만인 해당 제품 가격 조정은 페트병 등 재료의 가격이나 인건비 같은 비용의 상승에 따른 결과였다.
가공식품 물가 전반에 비하면 생수 가격은 약과다. 지금은 빠지기 시작했지만 한때 크게 뛰었던 원자재 가격이 뒤늦게 반영되면서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10.4% 올라 전월(10.3%)보다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2009년 4월(11.1%) 이후 최대 상승 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