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그라피티' 습격 20대 미국인... 직업 묻자 "아티스트"

입력
2023.03.20 15:10
첫 재판서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 모두 인정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에 몰래 들어가 전동차에 '그라피티'를 남기고 해외로 도주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미국인이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첫 재판에서 특수재물손괴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미국인 A(27)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A씨의 변호인은 이어 "현재 피해자 측(인천교통공사 등)과 합의를 진행 중으로, 합의금 마련 등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곽 판사가 국적과 생년월일 등을 묻자 영어로 답했다. 그는 직업을 묻자 "아티스트(예술가)"라고 밝혔다. 법원은 다음 달 17일 검찰이 구형하는 결심공판을 진행한 뒤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다.

A씨는 지난해 9월 14~24일 서울과 인천, 부산 등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 9곳에 침입해 전동차 외부에 래커 스프레이로 그라피티를 그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도주 과정에서 자전거 2대를 훔친 혐의 등도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A씨와 공범인 이탈리아인 B(28)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경찰은 이들이 베트남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2일 루마니아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법무부를 통해 범죄인 인도 요청을 했으며, 루마니아 정부 승인을 받아 A씨를 올 1월 19일 국내로 송환해 검찰에 송치했다. B씨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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