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간 해외도피 행각을 벌여온 보이스피싱 부총책이 필리핀에서 붙잡혀 국내로 강제 소환됐다.
울산경찰청은 사기 혐의 등으로 보이스피싱 대포폰 모집 부총책 40대 A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해 인천국제공항으로 강제 송환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대포폰 5,000여 대를 개설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장기간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개인정보가 악용된 피해자는 487명, 확인된 피해금액은 210억여 원에 이른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2013년 필리핀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개통비 100만 원, 소개비 50만 원 등을 지급하며 대포폰 명의자 41명을 모집했다. 이후 통신사 ‘타지역전화번호서비스’를 이용해 대포폰 5,000여 대를 개설했다. 타지역전화번호서비스는 추가 전화기 설치 없이 가상번호를 개통해 사용 중인 휴대전화 번호와 연결하는 착신전환 서비스다. 범행 당시 명의 당 유선전화 최대 150회선까지 개통이 가능했다.
경찰청과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등은 지난해 6월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와 합동대응팀을 구성해 A씨를 검거했다. 그러나 A씨가 국내 송환을 거부해 현지 구치소에 수감했다. 경찰은 이후 현지 당국과 A씨의 송환을 추진했고, 이날 필리핀에서 강제 추방돼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2013년 이후 인터폴 적색수배를 포함해 총 12건의 수배가 내려진 인물”이라며 “추가 조사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외에도 필리핀에 거주 중인 공범 B씨 등 명의자 모집 부총책 2명, 국내 모집책 5명, 명의자 41명, 수거책 2명 등 조직원 50명을 검거하고 이 중 5명을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