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겨냥해 ICBM 쏜 북한, 오판하지 말라

입력
2023.03.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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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한미일 협력의 취약 고리였던 한일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견제하고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다. 윤석열 대통령의 1박 2일 방일 일정이 이어지고, 한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합훈련이 23일까지 계속돼 동북아 긴장은 정점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군당국은 오전 7시 10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대통령 일행의 서울공항 이륙 2시간여 전이었다. 윤 대통령은 “무모한 도발은 분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미사일은 정상각도(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를 비행했다. 일본 방위성은 최고 고도 6,000km까지 솟구쳐 70분가량 비행한 뒤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ICBM을 쏜 건 지난달 18일 화성-15형 이후 한 달 반 만이다. 이날 미사일이 화성-17형일 경우 비행거리가 1만3,000km 이상이라 정상각이면 미국 전역이 타격권이다. 한일 정상 간 만남에 맞춰 자신들이 보유한 최강의 무기를 과시한 것이다.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는 전적으로 북한이 초래한 것이다. 한미 양국이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회담 뒤 군사훈련을 대거 축소·중단했음에도 북한은 선제 핵공격 가능성까지 위협하며 작년에만 60발이 넘는 미사일을 쐈다. 북한은 도발이 매번 일본의 군비확장 명분을 키워주는 악순환이라는 것도 직시하기 바란다. 7차 핵실험까지 감행해 ‘레드라인’을 넘길 경우 국제사회 인내심은 바닥에 이를 것이다. 북한은 역내 긴장을 심각하게 흔드는 도발을 즉각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