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의 봄... 확장억제 보여주되 우발충돌 경계하길

입력
2023.03.14 04:30
27면

한미가 13일 한반도 전체를 작전범위로 상정한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시작한 가운데 북한이 엊그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이라는 새로운 무기체계로 도발을 재개했다. 미국 전략자산 전개가 예고돼 있어 북한의 반발 수위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우려가 커지는 국면이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에서 “중대한 실천적 조치 결정”을 언급한 다음 날인 12일 SLCM 2기를 동해로 쐈다. 앞서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여섯 발을 서해 쪽으로 발사한 지 3일 만이다. 지난달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주장에 의구심을 표했던 합참은 이번엔 사실로 인정했다.

북한은 순항미사일이 8자 궤도를 그리며 1,500㎞를 날았다고 주장했다.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건 처음인 데다 ‘전략순항미사일’로 칭해 핵탑재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 심상치 않다. 더구나 SLCM 발사는 언제든 남측을 타격할 또 다른 수중전략무기를 보유했다는 의미여서 한미로선 이를 무력화할 대비책이 급해졌다.

11일간 진행되는 한미의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 훈련은 최근 5년간 훈련 가운데 최대 규모다. 속칭 ‘참수작전’은 물론 ‘북한 안정화’ 작전도 포함됐다. 북한 내 치안유지 등 한미연합군의 북한 진격 및 점령을 대비한 개념이다. 이런 국가총력전 개념의 전구(戰區)급 실기동 훈련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이후 처음이다. 고체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예상되는 북한의 맞불도발에도 대비해야 한다.

한미는 이번 기회에 대북 확장억제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허튼 도발에 한 치 빈틈도 있어선 안 될 것이다. 북한은 식량난에 허덕이는 주민 불만을 호도하기 위해 국지전 도발을 자행한다면 체제붕괴만 자초할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긴장과 대치, 대결로 질주하는 한반도가 이대로 괜찮은 건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화노력도 병행해 한반도 위기관리의 총체적 신뢰를 쌓는 일 또한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