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리뷰] 같은 플랫폼, 다른 방향성 – BMW Z4 M40i & 토요타 GR 수프라

입력
2023.03.13 06:30

브랜드에게 있어 새로운 자동차 개발은 무척 중요하다.

개발 자체로도 무척 긴 시간, 그리고 많은 비용을 요구할 뿐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도 고려해야 할 것들이 무척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부 브랜드들은 ‘새로운 도전’을 하기 보다는 검증된 방법으로 ‘실패’를 피하는 경우가 있다.

BMW Z4, 그리고 BMW의 경험을 빌려온 토요타가 그러한 주인공 중 하나다. 실제 BMW Z4는 배 다른 형제 모델, 토요타 GR 수프라가 있다. 그러나 토요타 역시 의지가 있다. 같은 플랫폼, 그리고 주요 부품을 공유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지향점을 구현한 것이다.

과연 BMW Z4(M40i)와 GR 수프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BMW 로드스터의 계보를 잇다

최근 부분 변경을 거친 Z4는 특유의 날렵하고 세련된 실루엣, 그리고 오픈 톱 모델의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특히 낮게 그려진 차체, 그리고 소프트 톱은 시선을 집중시킨다.

새롭게 디자인된 키드니 그릴이 적용되어 M 퍼포먼스 모델의 감성을 강조한다. 더불어 차체 테두리까지 이어진 LED 헤드라이트와 휠 아치 위로 길게 뻗은 보닛을 통해 보다 대담한 스포츠카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여기에 Z의 감성을 담은 측면의 디테일이 보는 즐거움을 살린다. 더불어 소프트 탑은 안트라사이트 실버 디테일을 더해 더욱 세련된 감성을 자아낸다. 참고로 톱은 50km/h 이내에서 단 10초 만에 작동해 편의성을 더한다.

후면 역시 스포츠카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리어 디퓨저와 날렵한 리어 램프가 시선을 끌 뿐 아니라 트렁크에 일체형으로 적용된 스포일러가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을 더한다.

같은 기반, 다른 감성

토요타 GR 수프라는 BMW Z4와 같은 기반을 공유하지만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그려졌다. 실제 Z4가 경쾌한 로드스터의 감성을 강조한다면 GR 수프라는 조금 더 트랙에 가까운 존재로 개발됐다.

그리고 차량의 외형은 지난 2014년 공개한 컨셉 모델, FT-1 컨셉에 기반으로 개발됐다. 덕분에 GR 수프라는 Z4와 다른 ‘토요타 스포츠카’만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긴 보닛과 낮게 깔린 캐빈, 그리고 짧은 데크의 구성을 통해 역동적인 스포츠카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특히 볼륨이 돋보이는 보닛 라인과 리어 펜더, 그리고 큼직한 휠, 브레이크 캘리퍼 등이 시선을 끈다.

측면에서 리어 펜더의 볼륨을 이어 받은 실루엣에 독특한 스타일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독특한 감성을 자아낸다. 여기에 후면의 대담한 스타일링, 그리고 차체 양끝에 큼직한 머플러 팁이 주행 성능을 예고한다.

드라이빙에 집중한 공간

Z4와 GR 수프라 모두 드라이빙에 집중한 모습이다. 다만 Z4는 여느 BMW와의 통일성을 강조하고, GR 수프라는 수평적인 대시보드 아래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했다.

Z4는 부분 변경을 거치며 고급스러운 매력을 강조한다. 운전자를 향해 구성된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간결하고 직관적이다. 여기에 버네스카 내장 가죽과 함께 알루미늄 테트라곤 인테리어 트림 등을 더해 ‘공간의 가치’를 높였다.

이와 함께 고성능 모델에 걸맞게 헤드레스트 일체형 M 스포츠 시트, M 레더 스티어링 휠 등을 더했다. 참고로 로드스터 모델인 만큼 실내 공간의 여유는 협소하지만 ‘공간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개선이 더해졌다.

GR 수프라는 FT-1 컨셉에서 제시되었던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 운전석과 조수석을 구분 짓는 센터페시아를 그대로 계승하며 토요타 디자인의 의지를 드러낸다.

여기에 붉은색과 검은색의 대비 및 카본파이버와 스웨이드 등을 더해 감성적인 만족감 역시 한층 높인다. 다만 그래픽 및 일부 버튼 등은 BMW의 요소를 그대로 사용해 GR 수프라만의 ‘완벽한 독립 공간’을 구축하진 못했다.

여기에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하는 GR 수프라 전용의 스포츠 시트가 마련되어 만족감을 높인다. 특히 더블 버블 타입으로 루프 형태를 다듬어 헬멧을 쓰고, 앉을 수 있도록 해 ‘차량의 성격’을 보다 강조한다.

매력적인 퍼포먼스의 심장을 품다

퍼포먼스에 있어서는 두 차량 모두 탁월한 모습이다.

먼저 Z4 M40i의 보닛 아래에는 M 퍼포먼스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적용된 직렬 6기통 3.0L 엔진이 자리한다. 이를 통해 여느 고성능 모델을 위협할 수 있는 387마력과 50.99kg.m의 풍부한 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스포티한 조율이 더해진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통해 스포츠 드라이빙의 매력을 한층 강조한다. 실제 정지 상태에서 단 4.1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최고 속도 역시 250km/h에 이른다.

GR 수프라 역시 BMW M40i 파워유닛을 빌려왔지만 토요타만의 셋업을 통해 실질적인 퍼포먼스의 개선을 이뤄냈다. 실제 제원 상 출력은 387마력, 그리고 51kg.m 토크로 완전히 동일해 보이지만 많은 부분에서의 토요타만의 조율이 더해졌다.

변속기와 구동 방식도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GR 수프라는 더욱 우수한 가속 성능을 과시하며 냉각 성능 부분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덕분에 GR 수프라는 각종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도 레이스카의 기반으로 사용되고 있다.

비슷하지만 사뭇 다른 포지셔닝

BMW는 최근 뉴 Z4를 공개하며 Z4 M40i의 가격을 일부 조정했다.

판매가격은 9640만원(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인하 적용 기준)으로 책정됐고, 같은 가격이지만 스카이스크래퍼 그레이 외장 컬러 및 마그마 레드 컬러 시트를 적용해 매력을 더한 퍼스트 에디션 모델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한편 토요타는 GR 수프라의 판매가격을 7,860만원으로 책정했고, 독특한 외장 컬러인 매트 화이트, 매트 그레이 컬러를 택할 때에는 8,040만원으로 일부 상향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두 차량의 가격은 제법 큰 차이를 보이게 됐고, 되려 Z4의 기본 모델인 Z4 sDrive20i M 스포츠 패키지(197마력, 7,250만원)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이 되었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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