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9월 충남 천안시 보호소에 비글 한 마리가 구조됐습니다. 공고 특이사항에는 '경계심과 입질이 있음'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입양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입양을 가지 못한 개들은 결국 안락사를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정을 알게 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가 보호소에서 개를 구조하기로 했는데요.
개의 이동을 돕는 봉사자가 개를 보호소로 데리러 간 날, 낯선 환경에 공격성을 보일 수 있어 입마개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기를 구하러 온 걸 알았는지, 개는 처음부터 봉사자 품에 저항 없이 안겼다고 해요.
보호소에서 나온 개는 '라임'(8세 추정∙암컷)이라는 이름을 얻었지요. 하지만 라임에게는 시련이 계속됐습니다. 다른 개들에게 공격을 당해 결국 오른쪽 귀 절반 가까이 잘려 나가는 사고를 당한 겁니다. 그동안 한번도 집밥을 먹어보지 못하던 차 지난해 가을부터 임시보호 가정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임시보호 가정에서 보여준 라임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임시보호자는 "다른 개나 사람과 친해지기 어려운 스타일이라 들었는데 지금은 그런 과거가 무색할 정도"라며 "사람 옆에 와서 엉덩이를 붙이고 애교를 부리는 건 기본이고 무릎에 앉아 쉬기도 한다"고 소개합니다. 이어 "처음에는 라임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사람과의 신뢰가 떨어져 있었다"며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니 라임이 마음의 문을 열어준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활짝 웃는 얼굴로 사람과 눈을 맞추고, 산책할 때는 뛰어다니며 즐거운 기분을 온몸으로 표현한다고 해요.
하지만 임시보호 기간이 채 한 달이 남지 않아 입양가족을 만나지 못하면 쉼터로 돌아가거나 다른 임시보호 가정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라임이 현재 임시보호 가정에서는 잘 적응하고 있지만 환경이 바뀌면 경계심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김해경 비구협 운영팀장은 "신뢰가 쌓인 보호자에게는 의지하면서 애교쟁이 모습을 보인다"며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며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보호자를 만나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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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문의: 비글구조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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