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모 묘소 훼손에 "사방에 구멍 내고 문구 쓰인 돌 묻어"

입력
2023.03.12 15:15
이재명 "부모님까지 능욕... 죄송할 따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모의 묘소가 훼손당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부모 묘소가 훼손된 사진을 올리면서 "후손들도 모르게 누군가가 무덤 봉분과 사방에 구멍을 내고 이런 글이 쓰인 돌을 묻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봉분이 낮아질 만큼 봉분을 꼭꼭 누르는 것(봉분 위에서 몇몇이 다지듯이 뛴 것처럼)은 무슨 의미일까"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 부모의 묘소는 경북 봉화에 있다.

이 대표가 게재한 사진에서는 '생명(生明)'으로 시작하는 세 글자짜리 문구가 쓰인 암석이 묻혀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마지막 한자는 '기(氣)' 또는 '살(煞)'로 추정된다"며 "(테러를 한 측에서) 암석에 이러한 문구를 쓰고, 산소 밑에 박아둔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후 추가로 게시물을 올리며 "의견을 들어보니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 등을 묻는 의식"이라며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또는 양밥)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또 "간단한 의식을 치르고 수일 내 제거하기로 했다"며 "저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당하시니...죄송할 따름이다"라며 심경을 밝혔다.

임오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제1 야당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돌아가신 분들의 묘소마저 공격하는 패륜적 행태에 분노한다"며 "묘소 테러는 사자에 대한 살인이나 다름없다"고 격분했다. 그러면서 "수사당국은 즉각 이 같은 테러가 누구에 의해 저질러졌는지,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 철저히 밝혀내기 바란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 측은 최근 부모 산소에 이 같은 훼손 행위가 이뤄졌다는 제보를 받은 뒤 이 대표 둘째 형이 지난 11일 직접 현장을 방문해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임 대변인은 "묘소 주변에 구멍이 4곳 정도 파져 있고 이중 2곳에 암석이 묻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묘소 훼손과 관련해 경찰 신고는 하지 않은 상태이다. 법적 대응에 대해선 가족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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